공유킥보드 규제발 '쩐의 전쟁' 시작된다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5.13 06:00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이 13일 시행에 들어갔다. 원동기를 부착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는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개인 소유의 킥보드 이용시에는 헬멧 착용이 쉽지만, 공유킥보드 탑승자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킥보드 이용을 사전에 고려해 헬멧을 들고다니기 어렵기 때문이다. 헬멧 준비는 관리 주체인 기업의 역할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유킥보드 업계에는 헬멧 여파에 따른 쩐의 전쟁 바람이 분다. 막대할 것으로 전망되는 헬멧 관리비 지출 상황을 버텨내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

서울 시내 인도에 배치돼있는 공유킥보드 · IT조선 DB
13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공유킥보드 이용자는 운행시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이용자가 공유킥보드를 사용하기 위해 매번 개인용 헬멧을 들고 다니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운영 기업측에서 헬멧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확정적이다.

서비스 형태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헬멧을 스마트 잠금장치로 공유킥보드와 묶어 제공하는 형태다. 단순 비치형 헬멧의 경우 관리도 어렵고 거점을 따로 마련해야 하다 보니 위치에 상관없이 간편히 오갈 수 있는 공유킥보드의 장점을 훼손할 수 있다.

헬멧을 빼고 공유킥보드를 운영하기는 어렵다. 기업의 투자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스마트 잠금장치로 헬멧과 공유킥보드를 함께 제공하는 시스템의 경우 기술장벽보다는 투입 가능한 자금의 유무가 중요하다. 수백에서 수천대에 이르는 공유킥보드에 시스템과 장비를 새로 설치해야 하고, 헬멧에 대한 유지보수비도 추가로 들어간다.

공유킥보드는 배터리 충전 등 유지보수를 위해 수거되는 순간을 제외하면 24시간 내내 노면과 외부환경에 노출된다. 배터리의 경우 방수처리 등으로 고장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외부에 노출된 헬멧은 오염과 파손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헬멧의 단가를 최소화하더라도 이용자 안전을 고려해야하는 만큼 무작정 저렴한 제품을 쓰기도 어렵다. 비가 많이 내리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공유킥보드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공유킥보드 기업 중 호주에서 서비스를 하는 업체의 경우 이미 헬멧을 킥보드와 묶어 제공하고 있다"며 "기술적 요구 수준은 높지 않은 만큼, 킥보드에 관련 시스템을 적용하는데 들어가는 자금과 관리비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2018년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의 헬멧사업 결과를 돌이켜 보면, 공유킥보드 기업의 헬멧 운용은 어려움이 크다. 따릉이 헬멧의 경우 3%대 저조한 이용률에 헬멧 중 3분의 1가량이 분실되는 등 문제가 있었다. 운영주체인 서울시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2018년보다 위생 부분과 관련한 국민적 눈높이가 상당히 높다.

대다수 공유 킥보드 기업은 중소·중견 규모다. 자금 운용이 가능한 기업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공유킥보드 기업은 경찰정 또는 지자체와 안전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노력하지만, 영업이익 중 일부를 캠페인에 써야 하는 만큼 고충이 상당하다.

또 다른 공유킥보드 업체 한 관계자는 "보통 매출의 2~3% 정도를 안전캠페인 매출 등에 사용하고 있다"며 "매출이 어느 정도 되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규모가 크지 않은 공유킥보드 기업은 캠페인 비용을 따로 만들기도 힘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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