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뜰폰 시장에서 업체 간 카피캣 경쟁이 벌어진다. 적은 혜택 차이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젊은 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다 보니 경쟁사가 내놓은 상품과의 혜택 차이를 줄이는 데 애쓰는 모습이다.

알뜰폰 전용 오프라인 홍보관인 알뜰폰 스퀘어 전경 /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알뜰폰 전용 오프라인 홍보관인 알뜰폰 스퀘어 전경 /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22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시장이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인다. 다수 업체가 자사 주력 소비자로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한 Z세대 통칭)를 꼽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통계로 본 알뜰폰 가입자는 3월 기준 936만명으로 연내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긴 가입자 역시 4월 기준 5만6638명 늘었다. 11개월 연속 순증세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알뜰폰이 뭔지 모르는 소비자가 많아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힘썼다면, 최근엔 가격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가 스스로 알뜰폰을 찾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시장이 점차 활성화하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통 3사 요금제 상품과 달리 알뜰폰 상품은 무약정 기반이다.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는 MZ 세대 특성상 더 나은 혜택을 찾아 알뜰폰 상품을 갈아타기가 손쉬운 환경이다. 이렇다 보니 MZ 세대의 알뜰폰 유심 변경 주기도 앞당겨진 상황이다.

시장 호황기를 맞은 상황에서 업계 경쟁도 치열해진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알뜰폰 사업자 수는 54개다. 이통 3사로부터 통신망을 임대받아 운영하는 만큼 사업 허들이 높지 않아 사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최근 이같은 상황에서 업체 간 따라잡기 경쟁이 두드러진다. 타사가 선보인 혜택을 곧바로 유사하게 선보여 상품별 차이를 낮추는 전략이다. 작은 혜택 차이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상품 변경까지 진행하는 젊은 층 소비자를 의식한 사업 행보다.

일례로 4월 U+알뜰모바일이 카페와 편의점 등에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이자 SK텔링크도 그달 쿠폰을 제공하는 구독형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달엔 SK텔링크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유심 판매에 나서자 3일 만에 KT엠모바일 역시 라이브 방송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과거 경쟁이 치열하던 상황에서 이통 업계에 벌어졌던 따라잡기 경쟁이 최근 알뜰폰 업계에서도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며 "이통사의 알뜰폰 자회사의 경우 이통사에서 넘어온 임직원들이 적지 않다 보니 같은 행보를 보이는 식이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