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로 불 붙은 美·中 백신 외교

김연지 기자
입력 2021.06.15 06:00
미·중 백신 외교에 불이 붙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원 확대를 선언하면서다. 특히 최근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본격적인 ‘중국 때리기’와 함께 개도국을 중심으로 이뤄진 ‘중국판 백신 외교’를 견제하는 분위기다. 중국이 즉각 반발한 가운데 양국 갈등이 또 한 번 고조될 지 관심이 쏠린다.

/픽사베이
中 압박나선 美..."동맹국 중심 백신 외교 본격화"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7 정상회의 의제 설정을 주도한 미국은 개도국에 1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기부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또 향후 수개월 간 민간 분야와 주요 20개국 등과 함께 백신 기부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 올해에는 백신 7억회분을 수출하고, 이 중 절반은 비회원국으로 보낼 계획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G7 정상들은 10억회분 이상의 백신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며 "직접 기부 또는 코백스 퍼실리티(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를 통한 기금 지원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간 미국은 백신 외교 측면에서는 중국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이 약 7억회분의 백신을 수출하고 2000만회분을 기부하는 동안 미국은 자국민 챙기기에 바빳던 탓이다. 하지만 대규모 접종이 이뤄지면서 미국은 동맹국 중심으로 백신 외교에 나섰다.

심기 불편 中...G7 백신 약속은 여론 압력 때문

개발도상국에 자국 개발 백신의 저렴한 가격 등을 내세워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은 G7의 공동성명을 비난했다.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라며 "중국을 배제하거나 봉쇄하려 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신화통신은 특히 "지금까지 서방국가가 생산한 백신의 44%는 부자 국가에 사용됐다"며 "빈곤국에 제공된 것은 0.4%에 불과하다"고 했다. 중국은 그러면서 G7의 백신 약속을 ‘여론의 압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해 서방 동맹국과 협력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그간 ‘백신 공공재’를 강조하며 자국 코로나19 백신을 개발도상국 등에 지원해 공헌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실제 중국은 시노팜, 시노백 등 자국 생산 백신을 아프리카와 아시아 개도국 80여개 등에 지원하며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지워왔다.

한편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백신 외교 전쟁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부담이 커진 모양새다. 그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모호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결국에는 한 쪽을 선택해야 할 상황이 뚜렷해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우리나라는 미국과 동맹 의지를 다졌다"며 "미국과 보조를 맞추되, 중국 문제에 대해선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을 자제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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