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IPO 점검] ① 연말에 곳간 터져...흥행 가능성 ↑

조아라 기자
입력 2021.06.18 06:00
크래프톤이 게임 대장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복청약 마지막 티켓을 쥐며 기업공개(IPO) 초대어로 떠올랐다. 풍부한 유동성도 IPO 흥행 기대감을 높인다. 연말 수천억 규모의 결제 대금이 들어오면 게임업계 최초로 연내 현금보유량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가공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코스피 입성을 위한 첫 발을 땠다. 증권신고서란 회사가 주식을 발행할 때 금융당국과 투자자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일종의 자기소개서다.

크래프톤이 희망하는 주당 공모가액은 45만8000원에서 55만7000원이다. 최대 5조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삼성생명이 2010년 기록한 4조8000억원을 11년만에 넘어서는 역대급 규모다. 최고가 기준 크래프톤의 몸 값은 무려 28조원에 이른다. 17일 오후 2시 기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크래프톤의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치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 각각 23조원, 18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크래프톤 기업가치에 업계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공모주 청약 흥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먼저 중복청약이 가능해지면서 공모 열기가 가열되는 양상이다. 크래프톤은 오는 28일부터 7월 9일까지 이주간 기관 투자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이후 14일~15일까지 일반 청약을 받는다. 상장은 22일 정도로 예상된다.

중복청약이란 여러 계좌를 만들어 청약을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5월 20일 공모주 중복청약을 금지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발의함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중복청약이 금지된다. 크래프톤은 효력 발생 나흘 전에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중복청약 막차를 탔다.

넘치는 유동성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크래프톤이 보유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7900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2%(150억원), 전년동기 2012억원 약 4배 가량 급증한 규모다.

현금성자산이란 거래비용 없이 현금으로 바꿀 수 있고, 이자율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위험이 없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기업의 현금보유량은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주요 기준이다. 기업의 지급능력과 신사업 투자 가능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크래프톤 현금 보유량은 2017년 2월 ‘배틀 그라운드’가 출시된 후 실적이 개선되면서 가파르게 불어났다. 2016년 연결기준 매출 372억원, 영업적자 73억원을 기록하던 크래프톤은 2017년 매출 3104억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266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났다.

지난해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으로 배틀 그라운드 출시 3년 만에 초대박을 터트리며 게임업계의 신화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19.6%에서 지난해 46.3%로 크게 오르며 상당히 건전한 재무 상태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16억원에 불과하던 현금성자산은 이듬해 2130억원으로 18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는 7742억원으로 4년간 67배 늘면서 내실도 단단히 챙겼다.

연말에는 조단위로 불어날 예정이다. 1분기 매출채권 규모는 6104억원으로 이들 대부분은 6개월 내에 현금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대손충당금을 10%로 설정해도 56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대손충당금이란 외상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회계 상에 비용으로 덜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게임 업계 최초로 현금보유량이 1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넥슨의 현금성 자산은 7259억원, 매출채권은 2503억원이다. 엔씨소프트는 현금 7653억원, 매출채권 243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는 가운데 국내에선 중복청약이 가능해지면서 청약 경쟁률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적이 매우 탄탄한 점이 기업가치로 인정, 국내외 게임사와 월트디즈니 등을 참고해 기업가치를 산출한 점도 좋은 평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동성이 넉넉해 향후 지적재산권(IP) 확보나 콘텐츠 사업등 신사업 추진도 수월한 상황이다. 이같은 요소가 IPO 흥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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