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행보가 거침없다. 데스크톱에 이어 노트북 시장에서도 라이젠 프로세서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 노트북용 고성능 GPU인 라데온 RX 6000M 시리즈를 발표하며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라데온 RX 6000M 시리즈 GPU를 선보이면서 AMD는 드디어 라이젠 CPU에 라데온 GPU를 조합한 ‘올(all) AMD’ 구성의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을 단독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AMD CPU와 GPU를 탑재한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15 AMD 어드밴티지 에디션’ / 최용석 기자
AMD CPU와 GPU를 탑재한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15 AMD 어드밴티지 에디션’ / 최용석 기자
AMD가 컴퓨텍스 기조연설을 통해 공개한 노트북용 라데온 6000M 시리즈의 사양과 성능은 데스크톱용 라데온 RX 6000시리즈처럼 그동안 노트북용 GPU 시장을 독점하던 지포스 30시리즈를 내놓은 엔비디아를 긴장하게 만들 정도였다.

실제 성능도 AMD가 강조한 만큼 나올까. 최상위 모델인 ‘라이젠 RX 6800M’ GPU를 탑재한 최신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15 AMD 어드밴티지(ASUS ROG STRIX G15 AMD Advantage) 에디션’을 통해 그 실체를 직접 확인해봤다.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15 AMD 어드밴티지 에디션 제품에는 AMD 로고가 별도로 각인된 것이 특징이다. / 최용석 기자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15 AMD 어드밴티지 에디션 제품에는 AMD 로고가 별도로 각인된 것이 특징이다. / 최용석 기자
AMD의 발표에서도 등장한 바 있는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15 AMD 어드밴티지 에디션은 ‘올 AMD’ 게이밍 노트북으로서 더할나위 없는 구성을 갖췄다. 가장 최신인 4세대 라이젠 5000시리즈 프로세서 중 최상급 CPU인 ‘라이젠 9 5900HX’ 프로세서에, 이번 노트북용 라데온 6000M 시리즈의 최상급 GPU인 ‘라데온 RX 6800M’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기본 디자인은 현재 시중에서 판매 중인 기존 에이수스의 ROG 스트릭스 G15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제품 외관에 AMD 로고가 별도로 각인되어 있어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AMD 라이젠 CPU+라데온 GPU의 조합에서만 구현 가능한 ‘AMD 스마트 액세스 메모리(Smart Access Memory)’ 기능과 ‘AMD 스마트시프트 기술(SmartShift Technology)’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차별화된 특징이다.

‘스마트 액세스 메모리’는 AMD CPU와 GPU의 결합으로 얻는 시너지 효과 중 하나다. / AMD
‘스마트 액세스 메모리’는 AMD CPU와 GPU의 결합으로 얻는 시너지 효과 중 하나다. / AMD
스마트 액세스 메모리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에서 라데온 GPU의 그래픽 메모리에 직접 접근함으로써 게임 성능을 더욱 높이는 기능이다. 또 스마트시프트 기술은 CPU와 GPU 사이의 소비 전력을 유동적으로 전환함으로써 현재 사용하는 기능에 따라 더욱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즉, 한쪽만 AMD 제품을 쓰는 다른 PC에 비해 한 수 위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는 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적의 AMD+AMD 조합 노트북을 의미하는 ‘AMD 어드밴티지 디자인’ 제품으로 ▲최신 게임 타이틀 기준 초당 100프레임 이상의 높은 프레임률 ▲10시간 이상 비디오 재생이 가능한 배터리 ▲144㎐ 이상의 높은 주사율 ▲300니트 이상 밝기의 디스플레이 ▲효율적인 발열 설계 적용 등의 특징을 갖췄다.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15에 탑재된 라이젠 9 5900HX CPU와 라데온 RX 6800M GPU의 주요 정보 / 최용석 기자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15에 탑재된 라이젠 9 5900HX CPU와 라데온 RX 6800M GPU의 주요 정보 / 최용석 기자
이러니저러니 해도, 중요한 것은 ‘실제 성능’이다. 같은 에이수스의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ROG 제피러스 G14’ 1세대 모델(3세대 라이젠 7 4800HS CPU+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 맥스Q)을 ‘기준’으로 각종 벤치마크와 게임 시연을 통해 성능을 확인해봤다.

우선 CPU 단독 성능의 의존도가 높은 CPU-Z의 자체 벤치마크와, CPU의 렌더링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시네벤치 R20의 테스트 결과는 같은 8코어 16스레드 구성에도 불구하고 스트릭스 G15가 제피러스 G14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인 모습을 보인다.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PC마크 10 벤치마크 점수 비교 / 최용석 기자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PC마크 10 벤치마크 점수 비교 / 최용석 기자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시네벤치 R20 벤치마크 점수 비교(왼쪽부터 제피러스 14, 스트릭스 G15) / 최용석 기자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시네벤치 R20 벤치마크 점수 비교(왼쪽부터 제피러스 14, 스트릭스 G15) / 최용석 기자
이는 단순히 CPU의 등급과 작동속도의 차이뿐 아니라, 4세대 ‘세잔’ 아키텍처 기반 라이젠 9 5900HX의 기본 성능 자체가 3세대 ‘르누아르’ 기반 라이젠 7 4800HS를 훨씬 뛰어넘는 걸 보여준다.

이러한 CPU 성능의 차이는 PC의 전반적인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PC마크 10’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PC마크의 테스트 결과에는 GPU의 성능이 일부 반영됨을 고려하더라도, 역시 ‘올 AMD’ 노트북인 스트릭스 G15가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세대 차이가 있어도 같은 AMD CPU인 데다 코어 구성도 같은 만큼 어느 정도 비슷한 성능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3D마크 벤치마크 점수 비교(왼쪽부터 제피러스 14, 스트릭스 G15) / 최용석 기자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3D마크 벤치마크 점수 비교(왼쪽부터 제피러스 14, 스트릭스 G15) / 최용석 기자
GPU의 성능, 즉 본격적인 게임 성능을 테스트하는 ‘3D마크’의 테스트 결과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CPU 점수 차이는 많이 좁혀졌지만, 그래픽 점수에서 2배에 가까운 차이를 기록하면서 라데온 RX 6800M의 성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물론, 비교 대상인 제피러스 G14의 GPU인 ‘지포스 RTX 2060 맥스Q’의 포지션이 메인스트림급이고, 라데온 RX 6800M의 포지션이 최상위 하이엔드급임을 고려하면 이 정도 차이를 당연히 보여야 한다. 적어도 노트북용 지포스 30시리즈의 하이엔드급 GPU인 3070, 3080쯤 되어야 제대로 된 성능 비교가 될 듯싶다.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섀도우 오브 툼레이더’ 게임 성능 비교 / 최용석 기자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섀도우 오브 툼레이더’ 게임 성능 비교 / 최용석 기자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배틀그라운드 게임 성능 비교 / 최용석 기자
AMD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 제품간 배틀그라운드 게임 성능 비교 / 최용석 기자
이러한 점수 차이는 실제 게임에서의 성능 차이로도 이어진다. ‘배틀그라운드’와 ‘섀도우 오브 툼레이더’의 성능 테스트 결과 역시 라데온 RX 6800M을 탑재한 스트릭스 G15의 압도적인 우위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번 비교 테스트는 노트북 두 제품의 본격적인 성능 비교는 아니다. CPU는 이전 세대 대비 성능이 얼마나 나오는지, GPU도 경쟁사의 메인스트림급 GPU 대비 대략 어느 정도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테스트였다. 스트릭스 G15 AMD 어드밴티지 제품에 탑재된 라이젠 9 5900HX 프로세서와 라데온 RX 6800M는 충분히 현세대 최상급 게이밍 CPU와 GPU로서의 성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AMD는 라데온 RX 6800M GPU의 성능이 노트북용 지포스 30시리즈보다 우수하다고 강조한다. / AMD
AMD는 라데온 RX 6800M GPU의 성능이 노트북용 지포스 30시리즈보다 우수하다고 강조한다. / AMD
라데온 RX 6800M GPU의 등장은 AMD에게 여러모로 이점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라이젠 게이밍 노트북’은 AMD CPU를 사용하면서도, 경쟁사의 ‘지포스’ GPU를 써야 하는 아쉬운 상황이었다. 노트북 시장에서 경쟁사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첫걸음을 뗀 것이다.

또한, 라데온 6000M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라데온 RX 6800M의 성능이 노트북용 지포스 30시리즈의 최상급인 RTX 3070, 3080을 확실히 넘볼만한 성능인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AMD CPU와 GPU만으로 구성된 ‘올 AMD’ 게이밍 노트북이 인텔 11세대 H시리즈 CPU+지포스 30시리즈 GPU의 ‘올 경쟁사’ 구성의 게이밍 노트북을 상대로도 충분히 해볼 만한 수준인 셈이다.

AMD는 이제 CPU와 GPU를 자사 제품으로 구성한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 최용석 기자
AMD는 이제 CPU와 GPU를 자사 제품으로 구성한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 최용석 기자
남은 것은 AMD가 얼마나 넉넉하게 라데온 6000M 시리즈 GPU를 노트북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앞서 데스크톱용 GPU 시장에서 AMD의 라데온 RX 6000시리즈는 모처럼 경쟁사의 지포스 30시리즈에 버금가는 성능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부족한 공급량으로 인해 시장 장악에 실패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 라데온 6000M 시리즈 GPU와 이를 탑재한 ‘올 AMD’ 게이밍 노트북이 얼마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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