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7월 말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앞두고 MC사업본부 내 인력 3300명의 재배치를 마무리했다. 남은 절차는 이연모 사업본부장(부사장) 등 MC사업본부 소속 임원들의 거취다. 권봉석 사장이 1월 MC사업본부 직원들에게 약속한 고용유지가 이 부사장 등 임원에게도 적용될지 관심사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이들의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봉석 LG전자 사장 / LG전자
권봉석 LG전자 사장 / LG전자
18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MC사업본부 소속 임원 14명(부사장 1명·전무 2명·상무 11명)에 대한 인사를 7월 31일 사업 종료 전후로 단행한다. 고명언 부사장 등 보직없이 MC사업본부 산하 임원으로 근무한 5명은 3월 말 이후 퇴임했고, 보직이 있는 부서별 임원은 인사 발령없이 대기 중이다.

LG전자 내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MC사업본부 책임급 이하 임직원에 대한 인력 재배치는 끝났지만 연구소, 구매, 경영전략, 상품기획 등 각 부서 임원들의 경우 보직을 유지한 채 남아있다"며 "추가 임원 인사 실시를 앞두고 HR 담당 직원도 대기 중인 상태다"라고 말했다.

MC해외영업그룹장을 맡은 정수헌 부사장은 1일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부문장으로 이동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3대 통신사 스프린트에서 지역대표를 맡는 등 해외 영업과 통신분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정 부사장을 적임자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사장처럼 나머지 임원들도 새로운 기회를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19년 11월 MC사업본부장에 선임된 이연모 부사장은 재임기간 동안 벨벳, 윙 등 혁신작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적자폭을 줄이는 성과도 냈다. 이 부사장 체제였던 2020년 1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 제조자개발생산(ODM) 확대 등 전략을 통해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1263억원 줄었다.

이현준 MC본부 산하 전무, 하정욱 MC연구소장(전무)도 통신 및 스마트폰 연구개발에 관한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거취가 주목된다. 우정호 MC카메라개발실장(상무)는 카메라 성능 향상에 공로를 세워 2021년 승진자 중 최연소로 임원진에 합류했다.

재계에서는 이들 임원 대부분이 그룹 계열사보다 LG전자 내에서 재배치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각 계열사 임원 자리가 포화상태고, 인사 적체가 있어 잡음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LG그룹 각 계열사는 LG전자 MC사업본부 출신 임원의 전보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임원 중 일부가 회사 결정 전 새로운 길을 찾아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0년 9월 한국영업본부 모바일그룹장을 맡은 마창민 전 LG전자 전무는 한 달 만에 DL그룹 건설사 DL이앤씨 대표로 내정돼 회사를 떠났다.

LG전자 관계자는 "MC사업본부 소속 임원들의 인사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