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분기 IT공룡의 성적표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클라우드 관련 매출이 실적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내하는 이미지 / 픽사베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내하는 이미지 / 픽사베이
21일(현지시각)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기업 SAP는 2분기 전체 매출이 66억6900만유로(9조500억원)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클라우드 매출은 22억7600만유로(3조800억원)로 전년대비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SAP는 클라우드 포트폴리오의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ERP ‘S/4HAN’와 새롭게 선보인 구독형 디지털 전환 서비스‘라이즈 위드 SAP’의 고객 수 증가 덕분이다. ‘라이즈 위드 SAP’는 2분기에만 250개 이상의 고객과 거래를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SAP 비즈니스 기술 플랫폼(BTP)도 힐티, 레노버, NEC, 르노 등의 고객을 새롭게 확보했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IBM도 클라우드 사업 덕분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IBM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187억달러(21조5000억원)다. 이는 분기 기준 3년만에 최고 실적이다.

IBM이 최근 주력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부문 성장이 매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IBM의 2분기 총 클라우드 매출은 2020년 동기보다 13% 증가한 70억달러(8조600억원)를 기록했다. IBM이 2019년 인수한 오픈소스 업체인 레드햇의 매출도 1분기 만에 20% 급증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성장세가 연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1년 회계연도 4분기 실적(4~6월)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클라우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 후 실적과 주가 모두 상승세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 급증한 417억달러(47조)였다.

클라우드 부문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MS 애저를 포함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51억2000만달러(17조3900억원)로 전년대비 23% 늘었다.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에는 애저, 윈도 서버, SQL 서버, 비주얼 스튜디오, 깃허브 등을 포함한다.

주가도 고공행진한다. MS는 실적 상승 기대감에 힘입어 6월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2조달러(230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21일 기준 주가 역시 281.4달러(32만3600원)로 시총 규모가 2400조원을 웃돈다.

클라우드 스타트업 M&A도 활발

클라우드가 IT기업들의 실적 효자로 자리잡으며 최근 클라우드 관련 회사 인수도 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MS는 클라우드녹스를 인수했다. 클라우드녹스는 기업이 클라우드 리소스에 제공하는 접속량을 줄여주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스타트업이다.

앞서 2020년 12월 IBM도 핀란드 클라우드 스타트업인 노르드클라우드를 인수한 바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컨설팅 역량 강화를 위해서다. IBM은 향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이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해당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 현 CEO가 취임 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클라우드 관련 스타트업만 5곳이다.

글로벌 1위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로 부상한 줌도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클라우드를 택했다. 줌은 최근 파이브나인을 147억달러(16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파이브나인은 클라우드 컨택트 센터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로 언더아머와 룰루레몬, 시트릭스, 아테나헬스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콘택트 센터란 전화뿐만 아니라 이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채널로 고객에게 원격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줌의 인수는 화상회의 솔루션에 치우친 사업 환경을 바꾸기 위한, 즉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줌은 전 세계 클라우드 콘택트 센터 시장 규모는 240억달러(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