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커머스를 통한 ‘1시간 3억원 매출’ 사례가 증가 추세다. 비대면 소비 확산과 쌍방향 소통을 기반으로 MZ세대(1981~2010년생) 소비자를 끌어 당기면서 e커머스 플랫폼의 핵심 사업으로 떠올랐다. 너도나도 라이브커머스 사업에 뛰어들면서 커머스간 차별화가 가속화된다. 유통업계는 단순 방송을 넘어 재미를 더한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 강화가 라이브커머스 분야의 관전포인트라고 분석한다.

네이버가 22일 발표한 실적을 보면,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2분기 네이버 쇼핑라이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배 증가했다. 소상공인 진입장벽을 낮추고 라이브 기술에 대한 투자가 뒷받침된 것이 급성장세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내 e커머스 1위 업체이기도 한 네이버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거래액은 2020년 7월30일부터 올해 6월말까지 11개월간 2500억원을 달성했다. 론칭 시점과 비교하면 판매자 수는 620%, 월 거래액은 1300% 증가했다.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사업 급성장에 e커머스 플랫폼은 물론 기존 홈쇼핑 업계도 라이브커머스 무한경쟁에 가세했다. 최근에는 플랫폼별로 차별화 강화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슈퍼주이너 신동이 출연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 ‘장사의 신동' / 이베이코리아
슈퍼주이너 신동이 출연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 ‘장사의 신동' / 이베이코리아
e커머스 업계에서 대세로 떠오른 차별화 포인트는 ‘쇼퍼테인먼트'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장사의 신동'을 꼽을 수 있다. ‘장사의 신동'은 첫 방송에서 3억1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초기 3회 방송 매출액은 5억3000만원이다. 방송 후 할인 혜택이 유지되는 당일 자정까지 판매금액까지 합하면 총 15억4000만원에 달한다. 라이브방송이 진행된 당일 다른 제품의 매출까지 합산하면 매출 규모는 27억원으로 늘어난다.

‘장사의 신동'은 시청자 수에서도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실시간 누적 시청자수만 65만5000명, ‘다시보기’까지 더하면 총 96만명이 해당 방송을 시청했다. 이베이코리아는 타사 라이브커머스 방송 대비 3배 이상(208%) 많은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쇼퍼테인먼트가 라이브커머스 매출을 크게 견인할 수 있다는 사례가 나오자, e커머스 업계를 중심으로 연예인 투입에 혈안이 됐다. SK스토아는 개그맨 김원효를 투입해 쇼핑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티몬은 개그맨 김수용 등이 출연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했다. 티몬은 예능형 방송으로 매출을 평균 2.5배 증가시켰다. 카카오커머스도 방송인 광희·조세호, 개그맨 이수지 등이 출연하는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내보낸 바 있다.

리 라이브커머스 방송 일부 / 무신사
리 라이브커머스 방송 일부 / 무신사
무신사 등 전문몰은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초점을 맞춘 라이브커머스 방송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패션 브랜드 커버낫과 진행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1시간만에 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1일 리(Lee) 브랜드와 함께 진행한 방송에서도 1시간 1억5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패션 전문몰 답게 소비층을 잘 이해한 방송 구성이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배달의민족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치킨 상품권 판매도 예사롭지 않은 결과를 낸다. 교촌F&B는 8일 진행된 배민 쇼핑라이브를 통해 치킨 상품권 1만5000개를 완판했다. 금액으로 2억8000만원에 달한다. 이보다 앞선 4월 bhc치킨도 배민 쇼핑라이브를 통해 90분간 매출 2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콘텐츠가 아닌 서비스 형태에서 차별화를 이룬 케이스도 있다. 쿠팡의 경우 유튜브처럼 누구나 참여해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는 형태로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인터파크는 라이브커머스에 퀵커머스를 융합해 상품을 재빠르게 전달하는 것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e커머스를 중심으로 라이브커머스 차별화 찾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연예인, 인플루언서 기용에 집중하겠지만 단독 상품 등 제품 구성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과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