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가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다. 기업들은 앞다퉈 SaaS 시장을 공략한다. 그동안 진입장벽이 높았던 공공 SaaS 시장도 문을 두드린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클라우드 서비스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10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이하 SW산업협회)에 따르면 8월 말 SaaS추진협의회 2차 정기회의를 연다.

SaaS추진협의회는 7월 ‘대한민국 클라우드 기반 SW서비스(SaaS)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SW산업협회 산하 협의회다.

국내 주요 클라우드 기업인 베스핀글로벌(회장사), 메가존클라우드, GS네오텍,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을 비롯해 국내 SaaS 생태계를 대표하는 SW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

SaaS추진협의회에서는 행안부가 추진하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행안부는 2025년까지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운영 중인 모든 정보시스템(1만9개)을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통합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SW산업협회 관계자는 "8월 정기회의를 위한 아젠다 확정을 논의 중이다"며 "공공(정부)하고도 얘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리고 있으며, 행안부 클라우드 전환사업에 SaaS를 적극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왜 SaaS에 꽂혔나

국내 기업들 SaaS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외 SaaS 시장은 이미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전세계 SaaS 시장 규모를 1455억달러(167조3000억원)로 추산했다. 3년 전 2018년 857억달러(98조5000억원)에서 급격히 성장한 셈이다.

글로벌 SaaS 시장 규모 및 전망 / 스타티스타
글로벌 SaaS 시장 규모 및 전망 / 스타티스타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SaaS의 존재감이 커진다. 한국IDC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SaaS의 비중이 51.4%로 가장 높았다.

기존에는 B2B SaaS 시장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SAP, 세일즈포스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서비스형인프라(IaaS) 기반으로 시장을 점유했다. 하지만 최근 IP 보호, 채팅 API, 클라우드 모니터링 등 특정 서비스를 SaaS 형태로 제공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경쟁 구도가 개편되는 것도 시장 성장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B2B SaaS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야놀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B2B SaaS 유니콘 탄생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전산시스템이 주력 사업이었던 기업들은 앞다퉈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인력관리(HR) 등의 시스템을 SaaS 형태로 공급하는 곳이 늘고 있다. 반대로 SaaS 형태 서비스를 선호하는 기업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디지털전환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증가와 함께 성장 중인 협업툴 시장에서도 SaaS가 주목을 받는다. 티맥스소프트와 NHN은 SaaS 사업을 위해 각각 티맥스와플과 NHN두레이라는 별도법인까지 만들었다. 이들 법인은 협업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보안업계서도 SaaS 바람이 분다. 이미 주요 보안업체들은 구축형 제품 대비 유지관리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독형 클라우드 솔루션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선다. 클라우드 보안서비스(SECaaS)는 SaaS의 일환으로 보안 제품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공한다.

안랩은 2020년 9월 SaaS 형태로 제공하는 ‘안랩 오피스 시큐리티’ 제품군을 출시했다. 9월 출시 후 7개월만에 1800여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할 정도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니언스도 2020년 6월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글루시큐리티도 2월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보안관제(SIEM) 솔루션을 개발하며, SECaaS 시장 선점에 나섰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인프라 자체가 클라우드로 넘어가면서 보안서비스도 SECaaS모델로 갈 수밖에 없다"며 "최근 공공 클라우드 시장도 열리고 있는 만큼 SECaaS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거기에 따른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려가는 추세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