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계 ‘모바일 선물하기'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사실상 카카오 독주 체제였던 시장에 네이버·쿠팡·SSG 등의 업체가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그려진 셈이다. 유통업계는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선물하기 시장이 앞으로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라이브커머스에 이어 e커머스 핵심사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 역시 점유율 방어를 위해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등 e커머스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섰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 카카오커머스
카카오톡 선물하기 / 카카오커머스
네이버는 5월초 ‘선물샵'을 통해 모바일 선물하기 사업을 강화했다. 네이버 경쟁력은 입점업체 수다. 카카오 선물하기가 8000개의 입점사를 보유한 반면,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입점업체 수는 45만개에 달한다. 네이버 선물하기 거래액도 급성장세를 보인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1~4월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배쯤 성장했다. 일평균 거래액은 올해 5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600% 증가세를 보였다.

쿠팡은 지난해 4월 ‘쿠팡 로켓 선물하기'를 통해 모바일 선물하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로켓배송의 장점을 살린 빠른 배송이 특징이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선물하기 서비스는 쿠팡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신세계 SSG닷컴은 이보다 빠른 2016년 8월부터 모바일 선물하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선물할 상대방의 연락처만 알면 명품부터 식품까지 2만종의 선물을 편리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SSG닷컴의 선물하기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11번가는 지난해 9월 선물하기 서비스 오픈을 통해 1억개 이상 유무형 상품을 선보였다. 올해 4월에는 해외직구 상품을 선물하기에 추가했다. 11번가에 따르면 자사 선물하기 거래액은 월평균 35% 수준으로 성장 중이다. 설 선물수요가 몰린 올해 1월말~2월초 판매량은 서비스 출범시기 대비 10배쯤 늘었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선물하기 원조 카카오는 2020년, 전년 대비 52% 신장한 거래액 3조원을 기록했다. 2011년 300억원과 비교하면 지난 10년간 100배 고성장을 이룬 셈이다. 이용자 수는 2020년 12월 기준 2173만명에 달한다.

모바일 선물하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요인은 ‘편리함'에 있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면 자신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와 함께 쉽게 선물을 보낼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된 것도 선물하기 시장 성장을 가속시키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는 쉬운 이용법 덕에 중장년층 수요도 끌어당겼다. 카카오커머스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 50대 구매액이 전년(2020년 1월 2일~15일) 대비 104% 증가했고, 같은 기간 60대 구매액은 111%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는 물론 e커머스 업체들이 선물하기에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어 올해 국내 모바일 선물하기 거래액이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며 "이용 소비자들 역시 선물이 목적인 만큼 가격보다는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입점업체 역시 타 플랫폼 대비 할인율 압박이 덜한 선물하기 플랫폼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최근 자사가 선점한 선물하기 시장을 지키기 위해 카카오커머스를 분사 3년만에 다시 흡수합병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e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