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본사 건물이 환불 요구를 위해 몰려된 인파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포인트 판매 중단과 서비스 축소에 따른 여파다.

IT조선은 13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를 방문해 현장 분위기를 살폈다. 머지플러스 앞은 환불 신청을 위해 몰려든 소비자로 긴 행렬이 생겼다. 환불 대기열은 머지플러스 본사 건물을 포함한 선유도역 인근 건물일대 한 블록을 에워쌀 정도로 길었다.

머지플러스 본사 앞에 몰린 환불 행렬. / 김형원 기자
머지플러스 본사 앞에 몰린 환불 행렬. / 김형원 기자
환불을 위해 본사를 방문한 소비자 행렬은 건물 내부로도 이어졌다. 대기열은 본사 건물 1층 계단부터 4층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까지 있었다. 사무실 내에는 환불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으로 가득차있는 상태였다.

머지플러스 측은 긴 대기열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행렬 정리를 하지 않았다. 머지플러스와 관련이 없는 영등포구 구청 직원이 방역 차원에서 대기 인파 정리에 나섰다.

현장에 나온 영등포구 구청 직원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환불 행렬이 길어진 것은 13일 오전 일찍 부터다. 오전 10시 기준 건물 밖으로 보이는 대기열 인파로만 족히 300~400명은 돼 보였다.

머지포인트 환불 행렬은 왼편 본사 건물을 넘어 건물 한 블록을 에워쌀 정도로 길었다. / 김형원 기자
머지포인트 환불 행렬은 왼편 본사 건물을 넘어 건물 한 블록을 에워쌀 정도로 길었다. / 김형원 기자
머지플러스는 환불 대기자에게 종이를 배포해 환불관련 정보를 적을 것을 요구했다. 오전 10시부터는 종이 배포마저 중단됐다. 소비자들이 직접 환불 관련 개인정보를 기재하는 종이를 준비하기도 했다.

환불 희망자가 관련 정보를 제출한다고 해서 현장에서 바로 환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사무실 내 머지플러스 직원에게 정보를 기재한 종이를 전달할 뿐이다. 해당 업무에 투입된 머지플러스 직원은 1~2명에 불과했다.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열에 참가한 한 소비자는 "긴 줄을 서며 환불신청서까지 제출했지만, 언제 환급 받을 수 있는지 안내가 없었다"며 "환불 기약도 없는데 왜 줄을 세웠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머지플러스 사무실 환불 대기열 모습 / 김형원 기자
머지플러스 사무실 환불 대기열 모습 / 김형원 기자
머지포인트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것은 운영사인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업 사업자 등록 없이 유사 사업을 편법으로 운영한 탓이다.

머지플러스는 11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머지포인트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포인트 사용처를 음식점으로 축소하고 동시에 포인트 판매를 중단했다.

머지플러스는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은채 모바일 상품권 발행 등 유사 사업을 영위해 최근 논란이 된 바 있다. 머지플러스는 그간 머지포인트 서비스가 전자금융업이 아니라 상품권 발행업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상품권 발행업은 서로 다른 업종에 대한 결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없다. 금융당국 지적에 포인트 결제 가능 가맹점이 음식점으로만 축소된 것도 이 때문이다.

환불신청서를 내기 위해 머지플러스 직원을 에워싼 소비자들. / 김형원 기자
환불신청서를 내기 위해 머지플러스 직원을 에워싼 소비자들. / 김형원 기자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는 12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서비스를 임시 축소해 적법성을 갖춤과 동시에 전자금융업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앱 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