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신형 SUV ‘티구안 2.0 TDI 4모경 프레스티지’의 가장 큰 특징은 체급에 맞지 않은 저렴한 가격이다. 잘만 하면 3000만원대에서 구입이 가능해 소비자 관심을 받기도 한다.

IT조선은 13일 ‘더 뉴 폭스바겐 티구안’ 차량을 서울 올림픽대로와 강동구 등 도심지, 서울 근교에서 시승했다. 4단 구동인 해당 차량은 내리막길 속도제한 장치 등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다.

더 뉴 티구안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이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7월 22일 폭스바겐 수입차 대중화 전략을 발표하며 전 차량의 가격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략 발표와 동시에 출시된 더 뉴 티구안은 가격인하 정책의 선봉장으로 자리잡았다.

더 뉴 폭스바겐 티구안의 기본 가격은 4710만원이며, 3.5%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볼 때 4646만원에 구입 가능하다. 이전 세대 차량 가격과 비교할 때 평균 240만원쯤 저렴하다. 최하위 트림인 더 뉴 티구안 2.0TDI 프리미엄은 개별소비세 인하와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 사용시 3000만원대에도 구입이 가능하다. 수입차지만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비교해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전면 이미지 / 이민우 기자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전면 이미지 / 이민우 기자
티구안 모델은 폭스바겐 SUV 라인업의 기본기를 가장 잘 확인 시켜주는 라인업이다. 가장 대중적인 차급 중 하나인 준중형인데다, 2007년 출시 이후 베스트셀러 SUV이자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그만큼 티구안 모델이 시장과 소비자의 SUV에 대한 니즈를 정확히 충족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 뉴 티구안을 주행해보니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시승차가 4륜구동을 적용한 4모션 차량인만큼 일반 공도와 비포장 도로를 가리지 않고 고른 주행성능을 보였다. 스노우 주행 모드와 오프로드 주행 모드 등을 제공하는 4륜구동에 적용된 4모션 액티브 컨트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주행감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비포장 경사로와 불규칙한 상태 도로를 주행할때 오프로드 주행 모드를 활용하면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안정감 있는 착석감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노면과 엔진 소음 제거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안정된 착석감과 대비되는 노면 소음이 귀를 간지럽혔다. 엔진 소음의 경우 디젤엔진 특유의 진동과 고리 때문으로 생각된다. 다행히 풍절음은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의 EA288 에보 디젤 엔진 / 이민우 기자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의 EA288 에보 디젤 엔진 / 이민우 기자
엔진으로는 EA288 에보(evo) 2.0 디젤 엔진 사용됐다. 엔진 성능은 고속주행에는 적합하지만 가속력까지 눈에 띄지는 않는다. 도심형SUV에 맞는 안정적인 성능을 가졌으나 엔진이 SUV의 무거운 몸집까지 커버할 정도는 아니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해당 엔진은 디젤 라인업에 적용된 엔진 중 가장 최신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엔진이다. 이전 세대 엔진과 비교하면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질소산화물을 80%까지 줄인다. 유로6d 배출가스 규제 기준도 충족시킨다. 다만 엔진 성능과 친환경에 신경썼다는 폭스바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 친환경차 시대인 지금에도 디젤을 계속 고집하는 것에 아쉬움은 느껴진다.

폭스바겐 티구안 전후면 램프와 2열·트렁크 평탄화 시도한 모습 / 이민우 기자
폭스바겐 티구안 전후면 램프와 2열·트렁크 평탄화 시도한 모습 / 이민우 기자
더 뉴 티구안의 외관도 변경점이 있었다. 표준이라는 말에서 조금은 벗어나려는 듯 차별화된 디자인을 시도했다. 전후면 모두에서 변경점을 찾을 수 있는데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램프다. 헤드램프는 둥글둥글했던 이전과 달리 눈꼬리가 옆으로 빠져 날렵한 인상을 준다. 후면부 해드램프에는 LED 테크놀로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적용됐다. 점등시 다소 밋밋했던 후면부 모습이 한결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티구안은 도심형 SUV의 표준으로 여겨지는데, 차박용으로 쓰기에도 손색이 없다. 표준이라는 말 답게 더 뉴 티구안의 크기는 크지 않다. 전장 4510㎜에 휠베이스(축거) 2680㎜ 정도로 평균수준이다. 때문에 실내도 특별히 넓다거니 좁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넓이는 성인 두 명이 눕기에 충분하지만, 180㎝내외 성인이 온전히 다리를 피고 눕기에는 짧아 아쉬움이 있다. 2열을 완전히 눕혀 트렁크와 연결해 평탄화를 시도했을 시 평탄화 수준은 나쁘지 않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