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트 RPG를 굉장히 잘 만드는 개발사가 됐으면 한다. 이용자로부터 슈퍼캣이 인생 게임을 만들어 준 게임 개발사로 기억됐으면 한다. 구성원들에는 성장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안기겠다."

김영을 슈퍼캣 신임 대표 / 슈퍼캣
김영을 슈퍼캣 신임 대표 / 슈퍼캣
김영을 슈퍼캣 신임 대표는 3일 기자들과 온라인으로 만나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을 설명하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2019년 슈퍼캣에 합류한 김영을 대표는 사업전략, 경영, 조직 운영 전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아 8월 8일 슈퍼캣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을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제시자라고 소개했다. 이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겠다는 목표다.

김영을 대표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 다방면에서 사업을 펼치고자 하는 유혹이 생긴다"며 "이때 판단력을 잃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어가려면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슈퍼캣의 경쟁력과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의사결정 상황에 대입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신이 펼쳐야 할 리더십과 관련해서는 구성원과 결실을 나눠 신뢰를 쌓고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성공을 위한 방향으로는 ▲기존 게임의 꾸준한 경쟁력 확보 ▲신규 게임 제작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을 제시했다.

김영을 대표는 우선 슈퍼캣의 경쟁력으로 ▲클래식한 지식재산권(IP)을 발견하는 안목 ▲유니크한 도트 게임 제작 능력 ▲직관적으로 재미를 구현하는 능력 등을 꼽았다. 실제 슈퍼캣은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캐주얼 RPG게임 개발사 슈퍼캣은 2017년 돌키우기 온라인, 2019년 게임제작 플랫폼 네코랜드, 2020년에는 그래니의 저택과 바람의 나라:연 등을 출시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바람의 나라: 연’은 넥슨과 공동 개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슈퍼캣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게임은 누적 670만 다운로드 수를 확보하고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0위(3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슈퍼캣의 지난해 총매출은 바람의 나라 연의 성공을 기반으로 467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33억4000만원) 대비 1398% 증가한 수치다. 직원 수 역시 지난해 말 91명에서 올해 8월 기준 167명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임 개발 분야는 ‘도트 그래픽’이다"라며 돌키우기, 바람의 나라: 연을 서비스한 역량을 앞으로도 계속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전투가 이미 끝난 전장에 들어가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전술이다"라며 "우리 전장을 굳건하게 지키고 크게 확대하는 전술이 맞다"고 답했다.

신규 게임 역시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도트 그래픽을 활용한 캐주얼 RPG 게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영을 대표는 "캐주얼 RPG의 성공 가능성이 큰 이유는 타깃층이 넓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바람의 나라: 연 IP로 좋은 성과를 낸 후 클래식 IP를 보유한 기업과 제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선 글로벌 이용자가 좋아하는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해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런 이유로 인기 고전 IP ‘환세취호전’의 라이선스를 가져와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도트 그래픽을 컨셉으로 삼은 게임으로 장르는 캐주얼 RPG를 생각하고 있다. 기존 게임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빠르고 호쾌한 전투를 구현하는게 핵심 개발 방향이다.

한달 전 일본시장에 진출한 그래니의 저택은 현재 현지화 작업에 한창이다. 그래니의 저택은 누적 다운로드 1500만을 기록한 게임으로 일본과 미국, 동남아 등에서 인기가 좋다.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바람의 나라: 연과 비교해 매출 크지는 않지만 많은 이용자가 플레이하는 만큼 이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팬심을 사로잡겠다는 목표다.

김영을 대표는 "일본은 사업성이 큰 시장이라 공략해야 할 대표적인 글로벌 시장이다"라며 "독특하고 유니크한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현지 분위기를 잘 이해하는 파트너사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최근 시장에서 슈퍼캣의 존재감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체감한다"며 "좋은 게임을 만들어 이용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개발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