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국내 1위 양극재 제조사 에코프로비엠(EcoproBM)과 10조원대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인 에코프로(Ecopro)와 에코프로비엠 등과 양극재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왼쪽)과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대표 / SK이노베이션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왼쪽)과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대표 / SK이노베이션
9일 SK이노베이션은 에코프로비엠과 2024년~2026년까지 1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계약식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의 지동섭 대표와 신영기 배터리 구매센터장과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등이 참석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핵심 소재 파트너사 중 하나인 에코프로 그룹과 함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능 배터리 양극재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넘어, 양사 협력을 통해 소재 산업 자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배터리셀 원가 비중의 약 50%를 차지한다. 에코프로비엠은 고성능 배터리에 사용되는 하이-니켈(High-Nickel) 양극재 분야 선도기업이다. 하이-니켈이란 양극재 주 성분 중에서 니켈 비중이 높은 배터리를 말한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출시하는 美 포드(Ford)의 대표 전기트럭 모델인 ‘F-150 라이트닝’에 ‘NCM9’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공급한다. NCM9 배터리는 니켈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양극재가 적용된 고밀도 니켈 배터리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니켈 비중이 높아지면 배터리 성능이 뛰어난 대신 안정성이 낮아져 구현이 어렵기에 안전 관련 기술력 없이는 제조하기 어려운 배터리로 꼽힌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대표는 "고품질 배터리 제조는 물론 핵심 소재에 이르기까지 사업경쟁력을 높이겠다"며 "글로벌 톱 기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굳건한 파트너인 에코프로 그룹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