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내놓은 미니LED TV 가격을 대폭 인하해 판매한다. 10월 미국프로풋볼리그(NFL) 개막과 할로윈데이, 11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12월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이어지는 최대 쇼핑 행사에 참여한다. 통상 가전업체는 상반기 고가의 프리미엄 TV를 출시한 후 하반기 대규모 프로모션을 가미한 판매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최근 가전업계 사정은 예년과 다르다. 원자재 수급 차질과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예년과 같은 수준의 제품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파격적 할인 공세에 돌입했다. 미니LED TV 시장이 개화기에 진입한 만큼,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홈페이지에서 할인 중인 네오 QLED QN900A(8K) 모델 /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할인 중인 네오 QLED QN900A(8K) 모델 / 삼성전자
5일 삼성전자 미국법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QN900A(8K) 85인치부터 QN85A(4K) 55인치까지 대부분 네오 QLED 제품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출고가 대비 할인 폭은 최대 30%에 달한다.

미니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를 촘촘히 넣은 LCD 기반 TV다. LCD는 자발광을 하지 못해 백라이트가 있어야 빛을 낸다. 미니LED TV는 백라이트에 들어가는 LED 크기를 줄여 LCD TV의 단점인 명암비를 개선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QN900A(8K) 65인치는 출고가 5000달러(594만원)에서 최대 할인폭인 30%를 적용한 3500달러(415만원)다. QN800A(8K) 85인치는 6500달러에서 1500달러를 인하한 5000달러다. QN90A(4K) 65인치는 2600달러에서 500달러 내린 2100달러, QN85A(4K) 55인치는 1600달러에서 300달러 내린 1300달러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 가격은 최근 하락 전환했음에도 여전히 전년 대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면 수익 부담이 커지더라도 4분기 프로모션을 통해 미니LED TV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미국 홈페이지에서 할인 중인 ‘LG QNED 미니LED’ TV / LG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할인 중인 ‘LG QNED 미니LED’ TV / LG전자
LG전자도 미국법인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미니LED TV인 ‘LG QNED 미니LED’에 대한 할인 프로모션을 꺼내들었다. 출고가 대비 할인 폭은 삼성전자 네오 QLED 못지 않다. 최대 28.5%에 달한다.

LG QNED는 퀀텀닷(Quantum dot)의 ‘Q’와 나노셀(Nanocell)의 ‘N’을 합쳐 조합한 상표명이다. 삼성이 개발 중인 차세대 디스플레이 ‘퀀텀 나노 발광다이오드(Quantum nano-emitting diode)’의 축약 명칭 QNED와 개념이 다르다.

LG전자 미국법인이 최근 책정한 LG QNED99(8K) 65인치 가격은 3500달러(415만원)에서 1000달러(119만원) 내린 2500달러(297만원), 75인치는 4800달러에서 1300달러를 인하한 3500달러다. LG QNED90(4K) 86인치는 4000달러에서 500달러 내린 3500달러, 65인치는 2000달러에서 200달러 내린 1800달러다.

양사 제품 가격을 비교하면 LG QNED 8K 최상위 제품이 삼성전자 네오 QLED 8K 하위 제품 대비 비슷하거나 약간 싸고, LG QNED 4K 하위 제품은 네오 QLED 4K 하위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QNED를 LCD 진화의 정점으로 소개하면서도, 자사 OLED 기술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삼성전자 주력인 네오 QLED가 자사 OLED의 하위버전이라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미니LED TV 출하량은 2020년 50만대에서 2021년 49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TV 출하량에서 미니LED TV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0.02%에서 올해 2.2%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