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소니가 대만 TSMC와 손잡고 일본 내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소니와 TSMC가 공동으로 일본 내 8.5조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지을 전망이다. / 양사 제공
소니와 TSMC가 공동으로 일본 내 8.5조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지을 전망이다. / 양사 제공
니혼게이자이 신문(이하 닛케이)은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대만 TSMC와 소니 그룹이 일본 서부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공동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총 투자액은 8000억엔(8조5574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중 50%는 일본 정부가 직접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다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 소니 그룹이 자신들이 보유한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 공장 인근에 합작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새로 짓는 반도체 공장은 이미지 센서에 들어가는 반도체 제품과 자동차 및 기자 제품용 반도체 칩을 생산할 예정이며, 빠르면 오는 2024년부터 가동 및 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운 반도체 공장에는 일본 내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덴소와 도요타 자동차 그룹 등 관련 업체도 참여 및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분 참여를 통해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것이다.

최근 수개월 동안 글로벌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세계 각국의 주요 산업이 제조 및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겪는 상황이다. 소니가 추진하고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이번 반도체공장 설립 계획은 주요 선진국들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 및 공급망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탁 제조 부문 업계 1위인 TSMC는 지난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에 반도체 관련 신규 연구 시설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소니와의 협업도 이미 지난 6월부터 논의되었던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닛케이의 이러한 보도에 대해 TSMC와 소니 그룹은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