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 대중화에 한발 다가선다. 연내 99인치 마이크로LED TV를 1억원대 가격에 선보인다. 2022년에는 88·76인치 제품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다.

13일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모델명 ‘MNA99MS1A’인 마이크로LED TV에 대한 전파 인증을 1일 완료했다. 모델명에서 ‘99’는 99인치를 뜻한다. 기기 명칭은 영문으로 마이크로(MICRO) LED다. 제조국은 한국, 중국, 헝가리, 슬로바키아, 멕시코 등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파인증을 완료한 제품이 통상 1개월 내 출시된 전례가 많았던 만큼, 삼성전자 99인치 마이크로LED TV도 11월 중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논현동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마이크로 LED TV를 소개하는 모습 /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논현동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마이크로 LED TV를 소개하는 모습 /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는 가로세로 100㎛(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이하의 LED 소자를 활용한 디스플레이다. 각각의 LED 칩이 하나의 픽셀 역할을 하는 자발광 방식이다. 초소형 LED 칩을 기판에 촘촘하게 배치해야 하는 공정상 한계로 생산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LED 칩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크기나 형태에는 제약이 없다. 기존 LCD 대비 ▲명암비 ▲응답속도 ▲색 재현율 ▲시야각 ▲밝기 ▲해상도 ▲수명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99인치 마이크로LED TV 출시 일정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잡았지만 연내로 미뤘다. 베트남 TV 공장에서 부품 수급과 생산 차질로 당장 판매가 급한 QLED 생산에 우선순위를 뒀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 내부에서도 마이크로LED TV 신제품 출시를 특정 시점에 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삼성전자가 고객으로부터 주문받은 마이크로LED TV 물량은 수백대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고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억대급’ 가격대에 대중적 사이즈(88·76인치)가 출시되지 않은 점이 원인이다.

99인치 마이크로LED TV 역시 양산 규모에서 한계가 있어 극적인 가격 인하는 어렵다. 1억7000만원에 달하는 110인치 가격 보다는 저렴하지만 1억원대 가격은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생산능력이 증가할 2022년부터는 사이즈별 가격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전파연구원 인증을 획득한 삼성전자 43인치 네오 QLED 제품 / 국립전파연구원
국립전파연구원 인증을 획득한 삼성전자 43인치 네오 QLED 제품 / 국립전파연구원
삼성전자는 베트남 공장에서 마이크로LED TV 생산을 위한 사이즈별 신규 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주문량이 많은 110인치 전용 라인 증설은 물론 99·88·76인치도 새로운 일정에 맞춰 생산할 수 있도록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88·76인치 마이크로LED TV는 ▲QD디스플레이 ▲네오QLED ▲마이크로LED 등 2022년형 TV 라인업이 나오는 내년 3월에 공개된 뒤 상반기 중 출시가 유력하다.

1억원대 미만으로 가격을 내리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매진한다. 삼성전자는 88·76인치 마이크로LED TV에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적용할 예정이다. TFT는 주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기술이다. 공정 단계가 인쇄회로기판(PCB)보다 적어 생산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QD디스플레이 TV가 새롭게 등장하고 마이크로LED TV 규격도 100인치 미만으로 다양화 하는 등 삼성전자 프리미엄 TV 제품군의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