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멀티 클라우드 시장에서 맹공세를 가한다. 가격대비성능(가성비)를 내세우며 거침없이 경쟁사를 저격한다.

오라클은 자사 인프라스트럭처(OCI)를 메인 클라우드로, 타사 클라우드와 함께 활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멀티클라우드는 단일 벤더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장애에 대한 불편을 줄이는 등을 하기 위해 하나의 이기종 아키텍처 안에서 여러 개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로스 브라운 오라클 부사장 / 오라클
로스 브라운 오라클 부사장 / 오라클
로스 브라운 오라클 시장전략 담당 부사장은 20일 열린 멀티클라우드 시장 전략 미디어 간담회에서 고객들이 오라클을 선택하는 이유로 ‘가성비'를 강조했다. 그는 "네트워크 이그레스 비용이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내부 조사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 대비 78%에서 최대 95%까지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그레스는 네트워크 내에서 시작해 다음 외부 위치로 나가게 되는 트래픽이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된 데이터가 외부로 나갈 때 비용을 요구하는 데 경쟁사들은 AWS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것을 꼬집는다. 오라클도 그중 하나다.

그는 AWS의 미국과 한국의 서비스 비용이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브라운 부사장은 "AWS는 서버와 소프트웨어가 동일한데도 한국에서 미국보다 더 비싸게 비용을 책정한다"며 "하지만 오라클은 서울 리전을 기반으로 하건 버지니아 리전을 기반으로 하건 서비스에 동일한 가격을 책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오라클이 높은 수준의 자동화를 달성해 클라우드를 구동하기 위한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그는 경쟁사들이 초기 비용만 저렴한 경쟁사들과 달리 오라클은 엔터프라이즈급에도 필요한 기능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브라운 부사장은 "타 업체는 클라우드 단에서 개발을 시작할 때는 비용이 저렴하다가 엔터프라이즈급 애플리케이션으로 올라가면 보안,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등의 비용이 많이 들지만 오라클은 그렇지 않다"며 "엔터프라이즈급에서 필요한 기능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보안 탐지 기능 역시 무상으로 포함해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라클의 강점으로 클라우드 공급망을 보유하면서 서버를 자체 제조한다는 점도 언급하기도 했다.

오라클은 멀티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경쟁사들과 동맹을 맺기도 했다. 2019년 6월 오라클은 OCI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를 연동해 기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온프레미스 가상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하는 VM웨어와도 협력 중이다.

오라클은 MS 애저와 연동되는 OCI 리전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국 리전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브라운 부사장은 "모든 리전이 애저와 연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한국 리전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로컬 연동이 어려워 후보에 들어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리전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최근 유럽, 중동 등에 걸쳐 14개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리전)를 추가로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