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테슬라 전기차 가격은 올해 초와 비교해 최대 1000만원쯤 비싸질 전망이다. 지자체가 전기차 구매자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이 일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한 탓이다. 모델Y·모델3 가격은 최대 600만원, 모델Y 롱레인지는 700만원 인상했다.
테슬라 전기차 구매를 생각하던 국내 운전자들은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에 충격을 받았다. 테슬라가 고가의 차량 가격을 자주 인상하는 탓이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아직 가격 변경을 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인하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테슬라가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 차량 가격은 평균 600만원 이상 올랐다. 전기 SUV인 모델Y 롱레인지는 7월 100만원 인상된 것에 이어 이번에 600만원이 추가로 올랐다. 불과 3~4개월 사이 700만원이나 가격이 인상됐다. 테슬라 측은 차량용 원자재 공급망 가격 인상 때문에 차량 판매가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는 페이스리프트·연식변경 등 방식으로 차량 가격을 올린다. 하지만 테슬라의 상시 가격 인상 정책은 기존 완성차 기업의 행보와 너무 달라 혼란을 준다. 소비자가 차량 배정을 위한 계약을 맺고 나면, 차량 인도 전 옵션을 변경할 경우 조정된 요금을 내야 한다.
2022년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1대당 지급되는 보조금을 상당량 감액할 예정이다. 지자체에 따라 올해 초 대비 국비·시비 포함 최대 400만원쯤 감액이 예상된다. 테슬라가 올린 차량 가격과 보조금 감소액 등을 종합하면, 내년 테슬라 차량 구매비는 올해보다 1000만원쯤 더 비싸게 된다.
2일 기준 중국서 판매되는 모델Y 가격은 롱레인지가 34만7900위안 (6391만원), 퍼포먼스는 38만7900위안(7126만원)이다. 퍼포먼스는 연초 대비 1000위안(18만원) 올랐지만 소액이다.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는 8월부터 가격이 1만5000위안(275만원) 인하됐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공학과)는 "테슬라의 모델Y(최대 600만원) 가격 인상은 꽤 높은 인상폭에 속하는데, 테슬라가 몰리는 수요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격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완성차 기업은 보통 가격 인상 시 디자인·연식변경 등을 근거로 내세우는데, 테슬라는 그런 행보가 없다는 점에서 꽤 이례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