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위생·표시관리 위반으로 적발된 업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수요와 온라인몰 이용이 늘면서 덩달아 식품위생 위반 건수가 늘어난 모양새다.

유명 식품기업도 식품법 위반에서 자유롭지 않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허위 광고로 회사 자체가 휘청이고, SPC 던킨은 생산시설 위생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맥도날드는 4년째 햄버거병 논란에 홍역을 치르고 있으며, 최근에는 식품 유통기한 스티커 조작 혐의로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회수 조치가 된 진성푸드 순대 / 식약처
회수 조치가 된 진성푸드 순대 /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최근 비위생적인 제조 시설 관리 논란을 빚은 진성푸드의 순대 제품을 회수 조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식약처는 진성푸드를 상대로 위생점검을 벌인 결과 순대 충진실 천장에 응결수가 맺힌 것 등 위생 기준 위반 사항을 확인했고, 작업장 세척·소독 상태와 방충·방서 관리 등도 미흡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 평가에서도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진성푸드의 순대 제품은 이마트, GS리테일 등 14개 유통 전문 업체를 통해서도 판매됐다. 식약처는 이들 유통 업체에 대해서도 표시 규정을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관할 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진성푸드 논란 후 해썹 인증 강화에 나섰다. ▲과자·캔디류 ▲빵류·떡류 ▲초콜릿류 ▲어육소시지 ▲음료류(커피·다류 제외) ▲즉석섭취식품 ▲국수·유탕면류 ▲특수용도식품 등을 제조·가공하는 모든 업체는 11월 30일까지 해썹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들 업체들이 해썹 인증 없이 제품을 생산하면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7일, 2차 15일, 3차 1개월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식품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돼지갈비 무한리필' 식품 명칭을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혐의로 1·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9일 수원지법 형사항소4-2부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륜진사갈비 대표 A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프랜차이즈 법인인 명륜당은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에 따르면 명륜진사갈비는 돼지갈비 30%와 목전지 70%를 혼합해 제공했으나, 각 가맹점에서는 '돼지갈비 무한리필로 제공 1인당 1만3500원'으로 적힌 메뉴판을 비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족발 프랜차이즈 가맹업체 식품위생법 위반도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원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약처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족발 프랜차이즈 가맹업체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최근 4년간(2017년~2021년 8월) 총 229건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매장 수 1위(500개쯤) ‘가장맛있는족발’이 75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원할머니보쌈’ 33건, ‘놀부보쌈’ 25건, ‘장충동왕족발’ 20건, ‘마왕족발’ 19건 순이다.

식품업계는 배달 음식 수요 증가로 식품위생법 위반 적발 건수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달음식점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2019년 328건에서 2020년 3905건으로 10배쯤 증가했다. 올해 1~7월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도 239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남인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은 "배달 플랫폼에 등록된 음식점은 25만곳이나 되지만 식약처 인증 위생등급 지정 업체는 8909곳에 불과하다"며 "위생등급제도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배달음식업체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커머스 업계의 식품법 위반 건수도 무시 못 할 수준으로 많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몰에서 식품 판매 관련 법령 위반에 따른 소비자 피해 건은 2020년 4만4923건이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1만1976건이 발생했다. 플랫폼 별로는 네이버 쇼핑을 통한 위반 건수가 가장 많았다. 네이버는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6만2216건의 법령 위반이 있었다. 이는 전체 16만7404건 중 37.1%에 달한다.

쿠팡은 2020년 5065건으로 2018년 대비 90배의 위반 건수 증가세를 보였다. 위메프는 2018년 115건, 2019년 854건, 2020년 1369건, 티몬은 2018년 66건, 2019년 270건, 2020년 426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식품위생법 등 위반 상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막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유명 식품기업도 식품법 위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양유업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과장 광고한 혐의도 9월 이광범 전 남양유업 대표 등 4명이 검찰에 송치되고, 식약처로부터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과 고발이 이어졌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불가리스 과장 광고로 자신을 포함한 일가 지분 정리를 공약했다가 슬그머니 없던 일로 했다.

SPC가 운영하는 던킨도 안양공장 등 위생관리 문제로 식약처의 지적을 받았다.

한국맥도날드는 2017년부터 4년째 햄버거병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검찰은 올해 4월 맥도날드 햄버거와 질병 간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다만 한국맥도날드 김모 전 상무와 패티 납품업체 맥키코리아의 송모 이사, 황모 공장장 등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식품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로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가 국감에 출석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앤토니 대표는 "매장에서 발생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책임을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