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와 IPTV 독점 제휴했다. 과거 넷플릭스와 2년간 독점 제휴를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와 밀월을 택한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UI를 개선하고 전용 리모컨을 선보인다. 디즈니플러스 기반 차별화한 사용자 경험 제공으로 IPTV·케이블TV 통합 가입자 확보에 나서지만, 가입자 증가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확답하지 않았다.

왼쪽부터 최창국 LG유플러스 홈/미디어그룹장, 정수헌 LG유플러스 커스터머부문장,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 정대윤 LG유플러스 미디어파트너십담당 모습. 이들은 11일 열린 디즈니플러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 응답에 참여했다. / LG유플러스
왼쪽부터 최창국 LG유플러스 홈/미디어그룹장, 정수헌 LG유플러스 커스터머부문장,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 정대윤 LG유플러스 미디어파트너십담당 모습. 이들은 11일 열린 디즈니플러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 응답에 참여했다. / LG유플러스
LGU+, 둑점 제휴 배경에 "디즈니플러스와 전략 방향 같았다"

LG유플러스는 11일 오전 온라인으로 디즈니플러스 출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LG유플러스는 IPTV 서비스 사업자 중 유일하게 12일 디즈니플러스를 선보인다. 타사는 ‘모바일’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과 차별화된다.

LG유플러스는 9월 월트디즈니 코리아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자사 IPTV와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디즈니플러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자회사인 LG헬로비전의 케이블TV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수헌 LG유플러스 커스터머부문장은 "LG유플러스는 고객에게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IPTV 서비스 독점은 그 노력의 산물이다"며 "디즈니플러스는 (LG유플러스 IPTV) 고객 만족을 위한 하나의 보완재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와의 협력 과정에서 사업 목적이 부합해 독점 제휴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타 IPTV 사업자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인 셋톱박스 비중이 높은 점이 큰 이유다.

정 부문장은 "LG유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 전략은 일관성이 있다. 마케팅적인 면이나 전 조직의 일관된 전략이 디즈니플러스와 잘 맞아떨어져 윈윈(Win-win)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양사 모두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데 있어서 전략 방향이 같았다"고 설명했다.

최창국 LG유플러스 홈/미디어사업그룹장은 "LG유플러스는 지속해서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다 가장 많은 안드로이드 셋톱박스를 IPTV 고객에게 공급한 덕에 유일한 독점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며 "LG유플러스 IPTV 고객이 설치한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박스 수는 400만대에 육박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효과 재현하려는 LGU+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와의 독점 제휴를 맺은 만큼 적극적인 사업 공략을 예고했다.

LG유플러스는 IPTV와 케이블TV(LG헬로비전)에서 디즈니플러스 구독을 연계한 IPTV 프리미엄 요금제를 새로 출시했다. 모바일 서비스에선 기존 요금제에 디즈니플러스 구독 혜택을 더하는 방식을 택했다. 해당 요금제는 총 5종에 기본료가 최소 월 9만5000원 이상으로 고가에 속한다.

IPTV 셋톱박스와 리모컨을 활용해 디즈니플러스 콘텐츠 접근성도 높였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인 기존 셋톱박스를 활용, 새로 셋톱박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자동 업데이트로 디즈니플러스를 즐기도록 했다. 디즈니플러스 바로가기 버튼을 탑재한 리모컨도 새로 선보였다.

여기에 다수 가입자가 디즈니플러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신규/기기변경 대상자에게 디즈니플러스 3개월 구독권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내년엔 지인 결합 상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구독권 지급도 내다보고 있다.

최창국 그룹장이 디즈니플러스와 연계한 IPTV, 모바일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최창국 그룹장이 디즈니플러스와 연계한 IPTV, 모바일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유튜브 채널 갈무리
LG유플러스가 이처럼 디즈니플러스 사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디즈니플러스 성장 가능성이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글로벌 OTT 시장서 넷플릭스에 이어 2위 사업자다. 2019년 11월 처음 서비스를 출시한 후 2년 만에 세계 1억2000만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디즈니와 마블, 픽사 등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것이 빠른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선 시장 진출과 동시에 내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를 7편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한국 OTT 시장 관심도가 높다는 증거다.

LG유플러스가 과거 넷플릭스와의 독점 제휴로 얻은 사업 성과를 재현하려는 영향도 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진행했다. 2년간 사업을 진행한 결과 IPTV 가입자는 제휴 전과 비교해 20% 늘었다. 관련 매출도 30% 증가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최근엔 OTT 시청 수단이 다양화하면서 온전한 독점 형태가 아닌 점은 변수다. SK브로드밴드는 애플 스트리밍 기기인 애플TV 4K로, KT는 최신 안드로이드 OS 기반 셋톱박스인 기가지니A로 디즈니플러스 시청 경로를 간접적으로 확보했다. 해당 기기들을 통해 디즈니플러스 앱을 다운로드받으면 콘텐츠 시청이 가능한 구조다.

LG유플러스는 단순한 시청을 넘어 편리하고 차별화한 시청 경험을 제공하면서 이같은 경쟁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그룹장은 "LG유플러스는 최적의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자 디즈니와 연동 개발, 테스트 검증을 진행한 국내 유일의 독점 파트너다. 전용 UI와 리모컨 바로가기 버튼을 제공하는 등 편리성을 높였다"며 "LG유플러스만이 제공할 수 있는 편리성으로 격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은 "넷플릭스 (출시) 때는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핵심으로 미는 타이틀과 인지도를 높이는 데 중시하는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며 "디즈니플러스는 인지도가 있기에 LG유플러스에서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전하는 게 핵심 전략이다"고 짚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