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이 사업자 신고수리를 마쳤다. 지닥을 운영하는 피어테크의 한승환 대표는 제도권 진입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B2B(Business To Business)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전통 금융권과 함께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 / 피어테크 제공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 / 피어테크 제공
지닥 운영사인 피어테크는 11월 19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신고수리 심사를 통과했다. 가상자산 마켓 사업자의 신고가 수리된 첫 사례로 사업 확대 활로가 열린 셈이다.

한승환 대표는 업계에서 블록체인 1세대로 불린다. 2017년 피어테크를 설립한 후 이듬해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을 출시했다. 이후 보안 기술을 확보하고 협력사를 늘리면서 블록체인 시장의 주요 참여자로 자리를 잡았다.

피어테크는 가상자산 결제서비스와 커스터디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커스터디는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는 지갑의 키를 관리하는 서비스다. 한승환 대표는 보안 강화에 주력, 2018년 블록체인 보안 솔루션인 해시타워(Hashtower)를 런칭하기도 했다. 이후 커스터디 기술 특허를 잇따라 출원하면서 사업 기반을 다졌다. 성과는 좋았다. 커스터디 상품인 그로우(Grow)는 런칭 1년만에 누적수탁규모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협력사가 늘면서 사업 영역이 확대됐다. 우리금융 우리펀드서비스와 기업용 가상자산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편, SK(주) C&C와 NFT 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미래에셋펀드서비스와는 부동산 디지털 자산화 사업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가상자산관리 솔루션은 오는 12월 론칭한다.

한승환 대표는 "국내 법인 대상 블록체인 서비스 점유율 1위로 제도권 내에서 금융사들과 협업을 이루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가상자산 거래 중개 사업자이자 커스터디 사업 사업자로 신고수리를 마치면서 B2B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닥은 국내 거래소 중 유일하게 기업금융 데스크를 운영, 법인용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상장사, 대기업 등이 법인회원으로 지닥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닥은 디지털 자산 결제 서비스, 커스터디 상품, 대량 장외거래(OTC: 디지털 자산 판매 및 구매), 자산운용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한승환 대표는 피어테크의 커스터디 서비스가 디지털 자산 보관·관리에 필요한 제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한승환 대표는 "피어테크는 은행권 수준의 관리보관 내역서를 발급하고 회계처리와 세무신고도 함께 처리해준다"며 "디지털 자산 유통,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도권 수준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컨설팅 사업으로 작년에 흑자전환을 이뤘다"며 "앞으로 10년 이상 운영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한승환 대표는 사업을 강화·확대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할 계획이다. 개발, 인프라, 기획, 마케팅, 준법감시 등 전 영역에 걸쳐 50명을 뽑는다.

원화마켓 운영 요건인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확보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특정금융법은 가상자산 사업자가 원화마켓을 운영하려면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도록 했다. 지닥은 현재 비트코인(BTC) 마켓만 운영하고 있다. 상장된 가상자산은 총 25개다.

피어테크는 현재 복수의 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승환 대표는 "정식 사업자가 됐으니 은행의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은행이 요구하는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자라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