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9월 발표한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당시 주인공인 아이폰 13시리즈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2년 만에 선보인 신모델인 데다, 2012년 1세대 모델이 나온 이후 9년 만에 디자인까지 바꾼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아이폰 13시리즈 못지않은 화제를 몰고 다닌 아이패드 미니 6세대 모델을 입수해 약 1주일쯤 사용해봤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6세대 / 최용석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6세대 / 최용석 기자
이번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9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 풀 체인지 모델이지만, 전체적인 외형은 낯설지 않다. 크기만 작아졌을 뿐, 전체적인 외형은 작년에 선보인 ‘아이패드 에어’ 4세대 모델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기존 아이패드 미니의 상단과 하단 베젤(테두리) 폭이 좌우 베젤과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고, 그로 인해 전체적인 크기도 전작보다 작아졌다. 자연스레 최근 태블릿 시장의 트렌드인 화면이 꽉 찬 형태로 바뀌었다. 화면 크기는 이전 세대의 7.9인치에서 8.3인치로 더 커졌다. 물론, 디자인 변경으로 애플 특유의 홈버튼도 사라졌다.

전체적인 외형은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제품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 최용석 기자
전체적인 외형은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제품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 최용석 기자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한 몸체 역시 아이패드 에어 4세대를 쏙 빼닮았다. 평평해진 후면과 수직으로 세워진 측면, 오른쪽 상단으로 이동하고 터치ID 지문 센서가 통합된 전원·잠금 버튼, 상단 측면과 하단 측면에 각각 2개씩 스피커 홀이 달린 것 등 대부분을 아이패드 에어 4세대에서 그대로 물려받았다. 충전 및 데이터 전송용 단자도 타입C 포트로 바뀌었다.

다만, 측면에 있던 볼륨 버튼이 상단으로 이동한 것, ‘매직 키보드’ 연결을 위한 포고 핀이 삭제된 것, 에어 4세대에는 없던 카메라 플래시가 추가된 것 등은 에어 4세대와 다르다.

크기는 작지만 ‘원신’ 같은 고사양 모바일 게임도 쌩쌩 돌릴 정도로 발군의 성능을 자랑한다. / 최용석 기자
크기는 작지만 ‘원신’ 같은 고사양 모바일 게임도 쌩쌩 돌릴 정도로 발군의 성능을 자랑한다. / 최용석 기자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절대 작지 않다. 일단, 아이폰 13 프로 시리즈와 같은 A15 바이오닉 AP를 탑재, 현재 시중에서 판매 중인 태블릿 디바이스 중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를 제외하고 가장 뛰어난 사양과 성능을 자랑한다. 알기 쉬운 게임을 기준으로, 모바일 게임 중 고사양으로 소문난 ‘원신’이나 ‘배틀그라운드’ 등을 준수한 화질과 쾌적한 퍼포먼스로 즐길 수 있을 정도다. 이미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모바일 게임 머신’으로 소문났다.

사양과 성능 이상으로 주목할 부분은 뛰어난 휴대성이다. 이전 세대보다 작고 가벼워서 들고 이동하기 좋아졌다. 바지 주머니에 넣기는 무리지만, 코트 주머니나 핸드백 정도에는 쏙 들어가는 크기로 외부에 들고 나가 사용하기에 딱 좋다. 특히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사용하기에 딱 맞다. 모바일 게임을 즐기거나 동영상 콘텐츠를 스마트폰보다 2배 이상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어 눈도 편하고, 즐거움은 배가된다.

아이패드 미니 6세대의 최고 무기는 작고 가벼워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 최용석 기자
아이패드 미니 6세대의 최고 무기는 작고 가벼워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 최용석 기자
사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나 온라인 수업,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영상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용도로 태블릿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그 대다수가 화면 크기 10인치급 이상의 제품이 대다수다. 실내에서 사용하긴 적당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기엔 크기나 무게가 부담스러운 편이다.

반면,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작고 가벼워 스마트폰과 비슷한 느낌으로 자유롭게 들고 다닐 수 있다. 다시금 외부 활동이 늘어나는 위드 코로나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특히 아이패드 미니 6세대의 셀룰러 버전은 기존 4G(LTE)는 물론, 5G 이동통신도 지원해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는데 최적화됐다.

가볍게 들고 다니다가 애플 펜슬로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기록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메모해두는 용도로 유용하다. / 최용석 기자
가볍게 들고 다니다가 애플 펜슬로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기록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메모해두는 용도로 유용하다. / 최용석 기자
화면이 작아서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살짝 불편하다. 대신 애플 펜슬 2세대를 지원해 필기 입력과 드로잉도 가능하다.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미팅 및 회의 중에 중요한 내용이 있을 때 아이패드 미니를 꺼내 메모 패드처럼 적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사용법 중 하나다. 제품 측면에 애플 펜슬 2세대 제품을 충전하면서 부착할 수 있는 자석식 연결 단자도 제공한다.

전·후면 카메라도 각각 1200만 화소 센서를 탑재해 이전 세대보다 성능과 화질이 향상됐다.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SNS에 올리거나 4K 해상도로 영상을 촬영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커서 직접 편집하기도 훨씬 편하다. 전면 카메라의 경우, 사용자를 인식해 자동으로 화면 중앙에 맞추는 ‘센터 스테이지’ 기능을 제공해 화상회의 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보다 훨씬 큰 화면으로 출퇴근길에 OTT 콘텐츠를 즐기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 최용석 기자
스마트폰보다 훨씬 큰 화면으로 출퇴근길에 OTT 콘텐츠를 즐기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 최용석 기자
아이패드 미니 6세대의 작은 크기는 전자책 디바이스로도 안성맞춤이다. 2266x1488 해상도를 지원하는 8.3인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화면 크기 대비 고해상도로 전자책의 각종 폰트를 부드럽고 선명하게 표시하며, 주변 환경에 따라 화면 색상과 밝기 등의 설정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트루 톤’ 기술 덕분에 장시간 독서를 해도 눈의 피로도 덜한 편이다. e잉크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전자책 전용 제품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과 퍼포먼스는 쾌적한 독서를 돕는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약 10시간 안팎으로 종일 사용하는 데 충분한 용량이다. 애플 20W 고속 충전기도 기본으로 제공하며, USB PD 규격의 고속 충전도 지원해 어디서든 충전에 큰 불편함은 없다.

저장용량과 가격은 아쉬운 부분이다. 와이파이 전용 모델과 셀룰러 모델 모두 64GB와 256GB 두 가지 용량으로만 출시돼 선택의 폭이 좁다. 특히 64GB는 앱을 설치하거나 사진 및 영상 등을 촬영하고 활용하기에 다소 애매한 용량이다. 가격도 와이파이 64GB 모델이 64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셀룰러 버전에 256GB 모델은 100만원이 넘는다. 작은 크기 대비 꽤 비싼 편이라 부담이 좀 된다.

성능 좋고 자유롭게 들고 다니기 좋은 태블릿이 필요한 이들에게 아이패드 미니 6세대가 안성맞춤이다. / 최용석 기자
성능 좋고 자유롭게 들고 다니기 좋은 태블릿이 필요한 이들에게 아이패드 미니 6세대가 안성맞춤이다. / 최용석 기자
그래도 언제 어디서든 휴대하면서 사용하기 좋은 태블릿 디바이스를 찾는 이들에게 이번 아이패드 미니 6세대 모델만 한 제품도 없다. 남녀노소 한 손에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콤팩트한 태블릿 자체가 이제 시장에 얼마 없기 때문이다.

평소 모바일 게임을 많이 즐기거나, 전자책을 많이 보는 사용자, 스마트폰처럼 가볍게 휴대하면서 큰 화면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고 싶은 사용자라면 이번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보면 볼수록 탐이 나고 매력적인 제품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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