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과 소유권 위반 등 각종 법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대체불가능토큰(NFT)에 대한 투자자 보호 대책이 시급합니다."

NFT 관련 토론회에서 나오는 단골 멘트다. 이를 위해 NFT를 제도권에 포섭해 최소한의 규제라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이는 NFT가 2021년 한 해를 달군 키워드 중 가장 화제이기 때문에 나오는 우려로 보인다. 금융권은 내년도 전망 리포트를 발간하며 2022년 트렌드에도 가상자산과 NFT를 꼽고 있다. 그만큼 NFT가 발생시킬 파급력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국내 NFT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로 ‘NFT 게임’과 ‘플레이 투 언(P2E)’이 꼽힌다. 게임사는 게임 내 재화를 가상자산과 연결해 이용자가 게임을 할수록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게임사의 소유였던 아이템과 캐릭터를 NFT로 만들어 이용자가 소유하거나 서로 거래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1%로 역성장했지만 게임시장 규모는 2019년 15조5750억원 대비 21.3% 증가한 18조8855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성장세가 주춤했다. 올해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보다 6.1% 상승한 20조42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와 달리 성장세가 둔화한 게임 업계가 꺼내든 카드가 바로 NFT와 P2E 게임이다. 게임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선 게임 캐릭터가 강해져야 하는데 이때 과금은 필수다. 이런 방식에 반발한 이용자가 불매운동을 벌이자 P2E 방식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용자가 몰리자 다수 게임사가 NFT 게임을 만들겠다 선언하고, P2E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게임사의 비즈니스 모델(BM) 전환은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다. 게임사가 NFT 게임을 만들겠다고 밝히면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며 11월 주식시장은 ‘투자위험 종목'으로 물들었다.

그렇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최근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를 주목할 만하다. 콘진원은 "NFT 게임 사업을 이미 전개하거나 앞으로 참여할 기업들이 이익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게임사는 이용자가 NFT와 P2E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재미를 얻고, 그 결과로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콘진원은 NFT와 P2E 게임의 본래 취지에 맞게 결과인 수익에 집중해 가상자산의 가치 상승을 사업의 우선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역시 NFT와 P2E를 표방하는 국내 게임을 ‘사행성’을 이유로 제재하고 있다. 국내 게임 출시가 막혀있다는 소리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상태에서 게임사들이 BM 확대를 위해 무작정 NFT와 P2E 게임에 뛰어드는 현상을 경고한다.

흔히 게임의 가치는 ‘재미'에 있다고 한다. 이용자는 게임 속에서 서로 경쟁을 하거나 협동하는 등 작은 사회를 구축하기도 한다. 여기서 대체불가능한 추억도 얻게 된다.

콘진원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어떤 아이템이나 코인으로도 대체불가능한 NFT적인 순간이 있다"며 "NFT를 단지 거래의 전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NFT 게임은 보다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보고서를 끝맺었다. 게임사가 기억해야 할 대목이 아닐까 싶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