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도전정신을 강조하고, 국가가 기업 성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동기부여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 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은 30일 신년사에서 "2021년은 ‘끝나지 않는 코로나의 긴 터널’ 속에서도 소처럼 묵묵히 전진한 한 해였다"며 "대외여건의 악화일로 속에서도,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두었고 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도 기후변화에 대응해 제조업 패러다임을 탄소중립형으로 전환해야 하고, 디지털 전환과 같은 4차산업혁명의 물결을 헤쳐나가야 한다"며 "미중 패권 경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 등 국제관계의 새로운 리스크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백척간두진일보(어떤 목적이나 경지에 도달하였어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노력함)’를 언급하며 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진입해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고, 이제는 세계최고 강자들과 승부해 이겨내야 한다"며 "우리가 과거에 이룩한 성과와 질서에 머물러서는 추락하는 길뿐이며, 전혀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결기와 도전정신을 발휘해야 성장과 발전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역할이 달라졌음을 역설했다. 과거 개발연대에는 많은 이윤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사업보국’이었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고, 기업의 역할도 달라져야 할 때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기업 경영의 전 과정을 사회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며 "저출산과 같은 국가적 과제나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과제의 해결 방향에 부합해야 함은 물론, 이런 과제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 만들어내는 것이 기업의 새로운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새로운 역할에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메커니즘’이 잘 갖춰지길 바란다"며 "국가가 큰 틀에서 기업 성과에 플러스 되도록 동기부여 메커니즘을 잘 만들면 기업은 국가적 과제를 내부화하고 활용 가능한 모든 툴을 동원해 해결해 나갈 것이며 이는 신기술과 신시장, 신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민관 파트너십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민관 협력은 정부가 앞장서고 기업은 따라가는 형태가 많았지만 새로운 역할에 관심을 갖거나, 성공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기업이 많이 나오려면, 국가·사회가 기업 부문의 고민과 해법에 귀 기울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국가 간 경쟁에서는 민간의 문제 상황이 정부에 잘 전달되고, 대책 마련부터 문제 해결까지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이 제안하고, 정부가 도와주는 방식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며 "그러면 반대로 정부가 제안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민간이 더 몰입해 참여할 것이며, 진정한 민관 협력 풍토가 확립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