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해 첫 스마트폰으로 갤럭시S21 팬에디션(FE)을 선보였다. 갤럭시S21 FE는 기존 FE 시리즈와 달리 국내 출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주력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2 시리즈의 한국 상륙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한 모델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얼리전스 스타디움에 전시된 갤럭시S21 FE / IT조선 DB
미국 얼리전스 스타디움에 전시된 갤럭시S21 FE / IT조선 DB
삼성전자는 5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앞서 3일 갤럭시S21 FE를 공개했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 경기장인 얼리전스 스타디움에서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행사다.

갤럭시S21 FE는 삼성전자가 선보이는 FE 모델 신제품이다. FE는 팬에디션의 준말로, 소비자(팬) 선호도가 높은 핵심 기능만 추려 가격은 낮추되 성능을 챙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모델이다. 전작으로는 2020년 하반기에 나온 갤럭시S20 FE가 있다.

갤럭시S21 FE는 이름에서 보듯 갤럭시S21 시리즈의 후속작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1년 상반기 갤럭시S21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갤럭시S21 FE는 갤럭시S21 시리즈처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 스냅드래곤 888을 탑재했다. 일부 지역에선 삼성전자 엑시노스2100을 품었다.

여기에 단말 전면 외형을 부드럽게 연결한 컨투어 컷 디자인과 120헤르츠(㎐) 주사율(1초 동안 디스플레이가 화면에 프레임을 나타내는 수)을 지원하는 점도 동일 스펙이다. 게임 모드에선 240㎐ 터치 반응률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FE를 11일 공식 출시한다. 미국과 인도 등 글로벌 100개국에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22 FE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 없다. 일정을 차차 살피는 게 아니라 아직은 아예 계획이 없다"며 "시장 니즈 등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작과 다른 행보다. 삼성전자는 2020년 9월 온라인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로 갤럭시S20 FE를 공개한 후 곧바로 다음 달 국내 출시를 진행했다. 갤럭시S20 FE 사전예약 구매자에게 자사 스마트밴드 모델 신형이던 갤럭시핏2를 증정하기도 했다. 갤럭시S20 FE 국내 수요 진작에 힘썼다는 증거다.

스마트폰 업계는 갤럭시S21 FE 출시 시점이 기존 계획과 달라지면서 삼성전자 사업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한다.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FE 국내 출시를 보류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 업계에선 2021년 상반기부터 갤럭시S21 FE의 출시 시점을 그해 8~9월로 내다봤다. 하지만 2021년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갤럭시S21 FE 출시가 늦어졌다. 2월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S22 시리즈와 활동 범위가 겹칠 수 있는 셈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국내 시장의 경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2 시리즈 판매가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가성비 높은 갤럭시S21 FE를 선보여봤자 수요를 뺏어갈 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보통 신형을 국내 출시하면 이동통신사와 협의를 거치는데, 이번엔 별도 얘기가 없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주장에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출시 국가와 시점을 정하는 것일 뿐, 갤럭시S22 시리즈와는 연계가 없다고 전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