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
2021년 글로벌 IPO 시장 규모, 20년간 최고 수준
국내 IPO 시장, 건수 기준 글로벌 12위, 조달금액 기준 7위

지난해 국내 IPO 시장은 수십 억달러 규모의 ‘메가딜’을 5건이나 성사시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에도 게임업계와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활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EY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세계적으로 총 2388건의 IPO가 성사됐다. 이는 전년대비 64% 성장한 셈이다. 조달금액으로 보면 전년 대비 67% 증가한 4530억달러(약 543조원)에 달한다.

4분기에 들어서면서 변종 바이러스, 지정학적 갈등, 강화된 규제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IPO 시장도 3분기까지 추세에 비해서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2020년과 비교해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에만 글로벌 시장에서 총 621건 IPO가 성사됐다. 이는 4분기 기준 200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16% 상승한 결과다. 금액 기준으로는 1122억달러(134조원)로 전년 동기대비 9% 상승했다.

2021년 글로벌 IPO 트렌드의 주 견인 요소는 미국과 유럽의 주식 시장 강세였다. 이는 11월 들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나타나기 전까지 이어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중국과 홍콩의 IPO 규제가 강화되면서 하반기에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한국과 일본, 일부 ASEAN 국가를 중심으로 큰 규모의 딜이 성사되면서 4분기 성장세에 기여했다.

한국 IPO, 2002년 이후 최대 수준…건수 기준 글로벌 12위 차지

지난해 국내 IPO 시장은 2002년 이후 최대 연간 수준인 86건을 기록하면서 조달금액 기준 세계 상위 거래소 12개 중 7위, IPO 건수 기준 12위를 차지했다.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기업인수목적회사), 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부동산투자신탁), 재상장 등 특수한 케이스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특히 크래프톤(38억달러), 카카오뱅크(22억달러), SK아이이테크놀로지(20억달러)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위 12위 안에 드는 ‘메가딜’이 3건 포함됐다.

한국 IPO 시장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상장 예정 목록에서 예상 기업 가치가 10조원을 상회하는 기업으로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거래소가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상장 요건 완화에 나서면서 게임, 메타버스, 플랫폼,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IPO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EY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태곤 EY한영 IPO 리더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2022년 국내 IPO시장은 2021년의 기세를 이어 상승 기조를 보일 전망이다"이며 "견고한 성장 전략과 분명한 ESG 비전으로 투자자를 납득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다"라고 조언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