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TV 시장의 대형화 추세가 확산하면서 세계 1·2위 TV 제조사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경쟁이 뜨겁다. 70·80인치대 대형 TV 시장이 주목받는 가운데, 90인치대 시장도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대형화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북미 시장이 대형 TV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최근 자료를 보면 2021년 세계에 판매된 70인치 이상 초대형 TV 중 42.5%가 북미 지역에 판매된 것으로 추산됐다. 북미 시장 내 70인치 이상 TV 매출 점유율은 2021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49.3%로 1위, LG전자는 17.2%로 2위였다.
삼성전자는 110·101·89인치 등 2022년형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문 판매 방식으로 많은 양의 출하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98인치 네오 QLED가 삼성전자의 주력 초대형 제품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내 98인치 네오 QLED의 해외 공식 출시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2000만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최초의 90인치대 올레드 TV라는 프리미엄을 감안한 가격이다. LG전자는 2014년 98인치 UHD LCD TV를 4100만원에 내놨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2019년 내놓은 8K 올레드 TV도 5000만원으로 많은 수량을 판매하지 못했다.
LG전자 내부에서는 97인치 올레드 TV의 출고가가 98인치 네오 QLED와 마찬가지로 2000대인 만큼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초대형 TV 출시는 대중화 보다는 상징적인 의미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거거익선’을 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제품으로 선보이는 추세다"라며 "QLED와 OLED의 90인치대 TV 대중화 대결은 제조 비용을 줄여 출고가를 어디까지 낮추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