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OPPO)가 올린 폴더블폰의 내구성 테스트 영상이 화제다. 구성과 내용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내구성 테스트 영상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오포는 지난달 30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자사의 폴더블폰 파인드엔(Find N)의 내구성 테스트 영상을 올렸다. 50초 분량의 영상에는 기계를 이용해 파인드엔 제품을 20만번 접었다 펴는 장면, 10분간 물을 뿌리는 장면, 측면 볼륨버튼을 100만번씩 누르는 장면, 낮은 높이에서 2만8000번 떨어뜨리는 장면과 1m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장면을 담았다.

오포가 자사의 폴더블폰 ‘파인드엔’의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 오포 유튜브 채널
오포가 자사의 폴더블폰 ‘파인드엔’의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 오포 유튜브 채널
오포가 지난해 12월 15일 출시한 폴더블폰 파인드엔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시리즈와 같은 인폴딩 방식(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작동 방식과 힌지(경첩) 구조, 전체적인 디자인과 형태가 갤럭시 폴드 시리즈와 매우 유사하다.

특히, 제품 발표 당시 피트 라우 오포 최고제품책임자(CPO)가 "(다른 제품 대비) 화면 주름을 80%나 줄였다"라며 갤럭시 폴드를 겨냥한 발언으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오포가 파인드엔의 내구성 테스트 영상을 올린 것은 ‘중국산 폴더블폰은 내구성이 떨어지고 기술력도 부족하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포 이전에도 레노버(모토로라), 화웨이, 로욜, 샤오미 등의 중국 제조사가 다양한 형태의 폴더블폰을 출시했지만, 기술적 및 내구성 등에서 좋은 평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포의 파인드엔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화웨이의 플립형 폴더블폰 P50은 출시 직후 힌지의 성능과 디스플레이의 내구성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2019년 갤럭시 폴드 1세대 모델 출시 당시, 내구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갤럭시 폴드를 약 20만회 접었다 펴는 영상을 올려 업계의 우려를 해소한 바 있다. 오포 역시 삼성전자와 동일한 테스트를 통해 자사 제품의 내구성이 삼성제품에 못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오포의 테스트 영상 공개와 관련, 중국산 폴더블폰이 단순히 기술 과시 및 카피 수준에 그치는 것을 넘어, 품질과 완성도, 내구성 등에서도 업계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