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소니가 QD디스플레이(QD-OLED) TV의 출고가격을 300만원대로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시장조사업체가 600만원 내외로 전망한 것보다 절반 가까이 낮아진 가격대다. QD디스플레이 TV 출시 초기 최대한 고객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QD-OLED는 청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쓴다. 여기에 적녹청(RGB)의 QD발광층을 더한다.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OLED(WOLED)와 양산 방식이 다르다.

소니 리워즈 웹사이트에서 QD디스플레이 TV인 'A95K' 55인치 모델이 3000포인트에 구매 가능하다고 표기됐다. / 소니
소니 리워즈 웹사이트에서 QD디스플레이 TV인 'A95K' 55인치 모델이 3000포인트에 구매 가능하다고 표기됐다. / 소니
14일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소니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같은 패널을 공급받는 만큼 3000~4000달러대에서 벗어나지 않는 비슷한 수준으로 QD디스플레이 TV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소니는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인 55·65인치 QD디스플레이 TV를 각각 3000달러(358만원)와 4000달러(478만원)쯤에 내놓을 계획이다.

소니는 자사 로열티 프로그램인 '소니 리워즈(Sony Rewards)' 웹사이트에 QD디스플레이 TV인 'A95K' 시리즈 구매를 위해 55인치는 3000포인트, 65인치는 4000포인트가 필요하다고 게시했다. 소니는 1포인트를 1달러로 환산해준다. 소니는 2021년 출시한 ‘XR-65A80J’ 모델을 1999달러에 판매했는데, 고객이 2000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전자업계는 소니가 QD디스플레이 TV 가격을 사실상 공개한 것으로 평가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 모습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 모습 / 삼성디스플레이
앞서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은 삼성전자가 QD디스플레이 TV 가격을 5000달러(597만원)선으로 책정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의 QD디스플레이 TV가 LG전자 올레드 TV 고급 라인인 'LG 올레드 에보(모델명: G1)'와 경쟁할 만한 가격대라고 평가한다.

LG전자 미국 홈페이지를 보면, 올레드 에보 55·65인치 TV 출고가는 각각 1999달러(239만원), 2999달러(359만원)다. QD디스플레이 TV가 100만원 이상 비싸지만 새로운 OLED TV의 기준을 제시할 제품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어, 프리미엄 고객층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증설 여부에 따라 2023년 QD디스플레이 TV 65인치 제품가격이 3000달러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둔 1월 4일(현지시각) "QD는 상용화된 디스플레이 중 가장 넓은 색 영역(DCI-P3 99% 이상, BT2020 90% 이상)을 지원하며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자연색을, 가장 풍부하고 세밀하게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다"라며 QD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WOLED 패널이 시야각이 커질수록 휘도가 50% 수준까지 낮아지고 색상의 왜곡이 발생하는 반면, QD디스플레이 정면의 60도 각도에 위치한 측면에서 시청했을 때도 휘도가 80% 수준을 유지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양산 가능한 QD디스플레이 TV는 50만대쯤에 불과하지만, 일정 수준 수익성을 포기한 가격대로 내놓는 만큼 LG 올레드 TV의 대항마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