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셋째주부터 제약바이오 업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되면서 각 기업들이 어떤 내용들을 결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기업은 새로운 수장 선출 및 임명과 함께 의료기기, 연구대행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신산업 전략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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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10곳의 슈퍼 주총데이는 25일이다. 이날 21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총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선 각 제약·바이오기업은 주주들에게 지난해 영업실적을 보고하고 정관변경·이사선임 안건 등을 투표에 붙이게 된다.

세부 일정을 살펴보면 16일 알트로젠을 시작으로 18일 유한양행, 환인제약, 고려제약 등이 연달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특히 고려제약은 1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의료기기, 진단시약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추가되는 사업목적은 ▲의약품 소분·가공업 ▲의료기기의 제조·판매업 ▲의약 관련 기술개발사업 매매·중개업 ▲진단시약 제조·수입 판매업 ▲생물의약품 연구·제조업 ▲산업재산권 임대 서비스업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업 등이다. 고려제약은 현 사업상황 등을 고려해 사업목적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1일 알리코제약, 22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주총을 연다. 23일부터는 파미셀,제일약품, 에이프로젠제약, 셀리드, 진양제약 등 4개 기업이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24일과 25일엔 33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총이 포진됐다. 상장바이오기업 3곳 중 1곳이 양일 간 주총을 개최하는 셈이다.

24일엔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한독, 영진약품, 대화제약, 경보제약, 코오롱생명과학, 오스코텍, 인트론바이오, 코미팜 총 12개 기업이 주주들과 만난다.

이날은 우종수 한미약품 공동 대표이사의 이달 임기만료 건에 대한 재선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25일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종근당, 씨젠, 동국제약, 보령제약, 휴온스, 휴온스글로벌, 부광약품, 휴젤, 신풍제약, 에스티팜, 파마리서치, 서흥, 이수앱지스, 삼진제약, 대원제약, 삼일제약, 광동제약, 서울제약 등 21개 기업의 주총이 개최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공시에 의하면 넷째 주에 열리는 주총에서 한독과 보령제약, 부광약품 등이 사내이사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한독과 보령제약은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에 오너 3세가 이름을 올렸다. 한독은 오너 3세 김동한 경영조정실 이사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고 보령제약은 오너 3세 김정균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올렸다. OCI가 최대 주주로 올라선 부광약품은 이우현 OCI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건을 상정했다.

삼진제약은 최용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이 예상된다. 현 장홍순, 최용주 공동 대표는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최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 명단에 오른 반면 장 대표는 오르지 않았다.

28일에는 조아제약, 바이오니아, 지씨셀, 메드팩토, 동아에스티, 바이넥스, 올릭스, 바디텍메드, 유비케어, 비씨월드제약, 아이진 등의 주총 일정이 존재한다.

여기서 조아제약은 정식 주총 전 공시를 통해 의료기기 제조·판매업과 통신판매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고 예고했다. 약국 프랜차이즈 메디팜을 자회사로 두면서 일반의약품 사업에 주력해 온 조아제약은 사업목적을 추가해 신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29일엔 삼성바이오로직스, 녹십자, 녹십자홀딩스, 대웅제약, 대웅, 제넥신, 유바이오로직스, 삼천당제약, 엘앤씨바이오, 동아쏘시오홀딩스, 안국약품, 휴마시스, 이오플로우, JW중외제약, JW신약, 피씨엘, 메디포스트, 고바이오랩, 경동제약 등 19개 사의 주총이 몰려있다.

이어 30일엔 클래시스, 네이처셀, 압타바이오, 셀리버리, 이연제약, 한국파마, 동화약품 등이 주총을 열고 마지막으로 31일에는 레고켐바이오, HLB생명과학, 경남제약 등이 주주를 맞이할 계획이다.

3월 마지막 주 주총 일정에선 동아에스티와 안국약품 두 곳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동아에스티는 엄대식 회장과 한종현 사장의 자리를 대신해 새롭게 김민영·박재홍 사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안국약품은 창업주 어준선 회장과 장남 어진 부회장이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원덕권 사장을 새롭게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안국약품은 1969년 설립 이후 53년 만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가동될 방침이다.

올해 주총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제약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첫 전자투표제를 채택한 데 이어 유한양행, SK바이오사이언스, 씨젠, 동국제약, 영진약품, 신풍제약, 메드펙토, 파미셀 등도 전자투표제를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주주들과 경영인들의 직접적인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전망이다"라며 "다만 주주들의 권리 행사로 회사의 한해 농사 방향이 결정되는 만큼 다양한 경영 방침이 이번달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