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관계사들의 인력과 역량을 한 데 모은 ‘SK그린 캠퍼스(Green Campus, 이하 그린 캠퍼스)를 출범했다. 관계사 간 경계를 허물고 상시 협업을 통해 미래 신사업 개발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국내 기업 최초의 혁신적 실험이다.

SK그룹은 친환경 사업을 하는 6개 관계사가 참여해 만든 그린 캠퍼스가 30일 공평동 종로타워에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SK그룹 '그린 캠퍼스' / SK
SK그룹 '그린 캠퍼스' / SK
그린 캠퍼스는 SK그룹의 경영 방법론인 공유 인프라에 따라 참여 관계사들이 물리적 공간(건물)과 지식, 정보 등 유무형의 자산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린캠퍼스에는 SK온과 SK지오센트릭, SK E&S, SK에너지, SK에코플랜트, SK임업 등 6개 계열사의 친환경 사업 담당 부서가 옮겨온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과 친환경 화학 전문기업 SK지오센트릭은 서울에서 근무하는 전 인력이, SK E&S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솔루션, 수소 사업 담당 부서가 종로타워로 이동한다.

SK에너지에서는 전기차 충전과 태양광 발전,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P&M(플랫폼·마케팅) 부문이, SK에코플랜트에서는 친환경 신사업 기술연구와 투자 등을 담당하는 '에코랩센터' 조직이 종로타워에 들어선다.

이동 인원은 SK온 300명,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각 200명, SK E&S 150명 등 총 1200명 규모로 알려졌다.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에코플랜트 임직원들은 지난주 이사를 마치고 이번 주부터 그린캠퍼스로 출근해 근무 중이다. SK온과 SK E&S, SK임업 등의 기업들은 현재 이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6개 계열사는 SK 본사가 있는 종로구 SK서린빌딩을 비롯해 종각역 영풍빌딩, 수송스퀘어, 그랑서울 등 여러 건물에 분산돼 있다.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사업 간 협업을 강화하고 탄소중립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종로타워 한곳에 모였다.

SK는 종로타워에 재활용품을 자동으로 수거하는 설비를 마련해 구성원들이 친환경 실천을 생활할 수 있게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연료전지, 전기차 급속충전 설비 등 관계사의 사업 아이템을 활용해 종로타워를 친환경 건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그린 캠퍼스는 구성원들이 물리적 한계를 넘어 협업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로도 구현됐다.

SK그룹은 친환경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그룹 내 계열사 간 인력·역량을 결집하는 '그린테크노캠퍼스'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SK그룹은 경기도 부천대장신도시 내 9만9000㎡의 부지에 대규모 인프라를 조성한다. SK이노베이션 등 7개 관계사의 친환경 사업 분야 연구개발 인력 3000명을 집결시켜 그룹의 친환경 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넷제로(Net Zero) 달성을 목표로 그룹 차원의 친환경 사업 역량을 극대화하고자 그린 캠퍼스를 만들었다"며 "이를 계기로 친환경 사업 투자와 신사업 개발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