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공개입찰 인수제안서 마감날이 도래한 가운데 자신만만하게 역전승을 노리던 쌍방울그룹의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모습이다. 쌍방울그룹은 마지막까지 재무적 투자자(이하 FI)를 섭외하는데 애를 먹고 있으며 특히 검찰의 압수수색마저 겹쳐 여론까지 악화된 상황이다.

2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을 밝힌 기업들로부터 매각대금 등이 적힌 인수제안서를 접수받는다. 쌍용차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KG그룹과 파빌리온PE의 KG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가운데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공개입찰에 나섰다. 쌍방울그룹은 인수예정자 경쟁에서 KG그룹에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쌍방울그룹 사옥. / 쌍방울그룹
쌍방울그룹 사옥. / 쌍방울그룹
당시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대금으로 3800억원을 제시하며 3500억원을 제시한 KG그룹에 앞섰으나 운영자금 등을 포함한 총인수대금에서는 8000억원을 제시해 9000억원을 제시한 KG그룹에 밀렸다.

쌍방울그룹은 인수예정자 선정 과정에서 KG그룹과 파빌리온PE의 담합을 주장하며 기업 매각 절차 속행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법원에서 이를 기각했고 쌍방울그룹은 항소하지 않고 본입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방울그룹은 본입찰에서 KG그룹보다 높은 금액을 써 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히 약점으로 지목됐던 부족한 자금력을 상쇄하기 위해 대형 FI를 섭외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쌍방울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며 광림, 쌍방울, 비비안, 아이오케이 등 주요 계열사들도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쌍방울그룹은 FI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되풀이할 뿐 아직까지 어떤 FI와 컴소시엄을 구성하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쌍방울그룹이 FI를 섭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쌍용차 인수 예정자 선정 과정에서 KB증권이 쌍용차 인수자금 의사를 철회한 바 있는데 이때와 조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대형 FI가 협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쌍방울그룹이 FI와 손을 잡고 KG그룹을 넘어서는 인수대금을 제시한다고 해도 증빙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쌍방울그룹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도 쌍용차 인수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병문)는 23일 쌍방울 본사 건물을 압수수색하고 시세조정 혐의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쌍용자동차
앞서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쌍방울의 자금 흐름이 수상해 수사가 필요하다는 자료를 전달받았고 이를 수원지검에 배당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서 횡령·배임 등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쌍방울그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지사 시절 선거법 위반 재판 변호사 비용 대납 의심 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KG그룹은 여유있는 모습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KG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KG케미칼의 2021년 기준 현금성 자산은 3600억원 규모다.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 매각 대금 5000억원도 입금됐다. 여기에 파빌리온 PE와 손까지 잡아 자금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

만약 쌍방울그룹이 KG그룹을 넘어서는 금액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외부 자금 유치를 통해 실탄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FI와 관련된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며 "쌍용차 인수전 완주는 할 것이다. 마감시한 전까지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x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