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극복 및 전동화 전환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완성차업계가 노조 리스크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무리한 요구안을 제시한 노조는 쟁의권 확보에 돌입하는 등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2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노사는 22일 2022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신규인력 충원 및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국내공장 신설 및 투자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3년간 무분규 임단협 타결, 2020년 임금동결 등을 근거로임금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해 현대차의 역대급 실적을 근로자들과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또 고용안정을 위해 국내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 및 정년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또 전동화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기존 인력의 30%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노조의 정년연장 및 신규인력 충원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 간 이견이 큰 가운데 현대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냈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만약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4년 만에 파업을 단행하는 것이다.
23일 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한 한국GM 노사 역시 협상에 난항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4만2300원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 ▲부평공장 전기차 생산유치 등을 요구하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업계는 한국GM이 8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사측에서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새롭게 부임한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이 "과거에 직면했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엄격한 비용관리도 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과는 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업계 중 가장 빠르게 임단협을 시장한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 노사도 갈등을 빚고 있다. 르노코리아 ▲기본급 9만7472원 인상 ▲일시금 5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거절했다.
특히 사측은 2022~2024년 3년치 임단협을 일괄 타결을 제시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완성차업계 임단협에서는 임금인상 및 정년 보장을 위한 요구안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임단협은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