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1조7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환율 상승 여파로 계획한 투자비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될 것이 우려되면서 손익 재산정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29일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투자비 급등으로 투자 시점 및 규모, 내역 등에 대해 면밀하게 재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제1 배터리 공장 ‘얼티엄 셀즈’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제1 배터리 공장 ‘얼티엄 셀즈’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리크(Queen Creek)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차 스타트업이 두각을 보이고, 무선 전동공구 등 수요도 빠르게 느는 만큼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내부에서는 최근 고물가·고환율 등의 여파로 투자비가 2조원대 중반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다. 투자 계획을 보류하고 손익 재산정에 나선 이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미 조인트벤처(JV)로 약속된 GM과의 투자와는 달리 애리조나주 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자체 공장이라 일부 고객사와 협의만 거치면 계획을 수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라며 "투자비가 증가하는 만큼 판가에 반영할 수 있는지 고객사와 조율 후 공장 건설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주 공장 투자 최종 결정을 1~2개월 검토 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