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올해 상반기 무역적자가 100억달러를 웃돌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여건상 앞으로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올해 수출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수출입 통계를 1일 발표했다.

SK하이닉스 생산라인 모습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생산라인 모습 / SK하이닉스
올해 상반기 수출은 2021년 동기보다 15.6% 증가한 3503억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606억달러였다. 무역수지는 103억달러(13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상반기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 기록은 1997년 91억6000만달러였다. 반기 기준으로는 1996년 하반기의 125억5000만달러 적자가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올해 들어 모든 달이 해당 월(달)의 역대 1위를 차지했다. 3월과 5월은 각각 월간 기준 1위, 2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 하반기(3412억달러) 기록을 뛰어넘으며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6억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 산업통상자원부
/ 산업통상자원부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14대 품목이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철강, 석유제품, 바이오, 이차전지 등은 역대 상반기 1위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한 주요 8대 지역이 증가했다. 이 중 4대 주요 시장인 중국, 아세안,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역대 상반기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은 수출액보다 많은 3606억달러를 나타냈다.

특히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0억달러 증가한 879억달러로 무역적자의 핵심요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원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상승했으며 가스는 229%, 석탄은 223% 급등했다.

6월 무역수지는 24억7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4월부터 석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석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급증으로 연달아 적자가 발생한 가운데,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 우리 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엄중한 상황이다"라며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어려운 여건에 맞서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위기의식을 갖고 수출활력 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