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삼성전자 ‘투톱’에 오른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의 희비가 엇갈린다. 2분기 반도체 부문 실적이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 이익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결과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자료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77조3539억원, 영업이익 14조8669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14조869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21.5%, 영업이익은 18.3%쯤 늘어난 규모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경계현 사장 /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경계현 사장 /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은 반도체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1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이 반도체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우려와 달리 소폭 하락에 그쳤고, 서버용 D램 수요도 늘어난 덕이다.

반면 2분기 스마트폰·가전 사업 영업이익은 3조원 초반에 그칠 전망이다. 증권가는 MX(모바일)사업부 영업이익이 2조8000억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4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한다. 금리 인상 이후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이 감소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수요 급감 등으로 시장이 침체 양상을 보인 탓이다.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DX부문과 경계현 사장이 이끄는 DS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더 큰 격차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삼성전자 DX부문 영업이익은 4조5600억원, DS부문은 8조4500억원을 기록하며 3조8900억원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2분기에는 양 부문의 영업이익이 7조원 가까이 차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한지붕인 DX부문과 DS부문의 희비는 더욱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반면, 세트 사업의 경우 소비경기 둔화 여파가 더해져 실적 부진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