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명 인사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 방지를 위해 기존 보안 기능을 한층 강화한 잠금 모드를 선보인다. 일명 ‘록다운 모드(Lockdown Mode)’다. 이 모드를 적용하면 아이폰의 일부 기능이 꺼진다. 해커가 접근하려 해도 기능 이용 자체가 제한된 만큼 해킹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애플은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NSO그룹이 개발한 아이폰 해킹 프로그램 '페가수스' 등에 대응하기 위해 록다운 모드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록다운 모드에서 제한되는 기능은 ▲아이메시지의 미리 보기 ▲사파리에서의 자바스크립트 구동 ▲신규 설정 프로필 설치 ▲유선 연결·페이스타임(화상통화) 등 수신형 서비스 요청 등이다.

아이폰13 / 애플
아이폰13 / 애플
우선, 아이메시지에서는 이미지 이외 대부분의 첨부 파일이 차단된다. 링크 미리 보기도 마찬가지로 막힌다. 이전에 전화를 걸거나 초대를 공유한 사람이 아닌 한 페이스타임 통화나 초대 자체가 금지된다. 컴퓨터·액세서리 등 유선 기반 연결도 안된다.

애플은 올해 가을 배포 예정인 새로운 운영체제 iOS16 등 소프트웨어에 록다운 모드를 탑재할 방침이다.

애플은 2021년 9월 아이폰과 맥 컴퓨터 등에서 중대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며 긴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내놓았다.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이 만든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인 페가수스가 애플 기기를 감염시키면, 해커는 카메라나 마이크를 켜거나 기기의 검색 기록 조회, 문자메시지·이메일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록다운 모드는 정부 도움으로 고도로 훈련받은 해커들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능으로 볼 수 있다. 보안 유출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정치인이나 언론인, 인권 활동가, 기업 임원 등 소수의 이용자가 주요 고객이다. 애플 측은 록다운 모드에서 보안상 결함이나 허점을 발견한 이에게 200만달러(26억원)를 지급할 예정이다.

애플 관계자는 "록다운 모드는 정교하고 고도화된 공격으로부터 소수의 사용자를 보호하려는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반영한 기능이다"며 "고도의 사이버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있는 소수의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이 기능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zzon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