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 성공 이후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한 300여개 기업들의 기술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중 나로호 발사대에 이어 누리호 발사대까지 개발한 현대중공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로호부터 누리호까지…발사대 공정 기술 100% 국산화 성공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13년 국내 최초 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I)’ 발사대 시스템을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발사를 위한 한국형 발사대(이하 제2 발사대)를 수주했다.

제2 발사대는 기존 나로호보다 규모가 커진 누리호의 제원에 맞춰 제작됐다. 나로호는 총 길이 33.5m에 140톤(t), 2단 발사체였지만 누리호는 총 길이 47.2m에 200t의 3단 발사체로 커지면서 기존 나로호 발사대를 사용할 수 없어 누리호 발사대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한 것이다.

누리호 발사를 위해 구축된 제 2발사대는 지하 3층 구조로 연면적 6000㎡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이 누리호 발사를 위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구축한 한국형 발사대시스템.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현대중공업이 누리호 발사를 위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구축한 한국형 발사대시스템.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현대중공업은 제 2발사대의 기반시설 공사를 비롯해 ▲발사대 지상기계설비(MGSE) ▲발사대 추진제공급설비(FGSE) ▲발사대 발사관제설비(EGSE)까지 발사대시스템 전반을 독자 기술로 설계, 제작, 설치하고, 발사운용까지 수행하며 발사대시스템 공정기술의 국산화율을 100%로 끌어올렸다.

지상기계설비는 엄빌리칼 타워, 엄빌리칼 접속장치, 지상고정장치(VHD) 등으로 구성되며, 추진제공급설비는 추진제(연료, 액체산소)와 고압가스를 공급하는 설비다. 발사관제설비는 이를 통합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2단 발사체인 나로호는 1단에만 액체연료가 쓰인데 비해 누리호는 3단 발사체로 2, 3단에도 액체연료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제 1발사대에는 없던 46m 높이의 철골 구조물인 엄빌리칼 타워가 추가됐다.

현대중공업은 누리호 1차 발사와 2차 발사때 발사대에 큰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1차 발사 시 발사체가 뿜어내는 고열과 진동 등으로 손상된 발사체 지상고정장치(VHD)의 변위, 각도 센서 등과 발사체와 직접 연결돼 모든 연료를 공급하는 엄빌리칼 메탈 호스 등을 교체하거나 수리‧정비해 2차 발사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우주 강국 도약에 일조한 것 기뻐…항공우주 산업 발전에 보탬될 것"

제2 발사대 개발에 참여한 한상용 현대중공업 한국형발사대현장 책임매니저는 제2 발사대 개발이 타지에서 진행되는 장기프로젝트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한국형발사대현장 단체사진. /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한국형발사대현장 단체사진. / 현대중공업
그는 "근무지가 아닌 타지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설비 단위 별로 업무가 진행돼 각 설비에 요구되는 조건들이 달라 소통에 어려움도 있었다"며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사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완성했을 때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당시를 회상하며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에 기여해서 기쁘고 뿌듯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리호 발사대시스템은 설계부터 제작, 조립까지 모든 과정을 국산화하며 독자 기술로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현대중공업의 노력이 대한민국을 우주 강국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기여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책임매니저는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기술력 향상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