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의 의대 편입과 관련한 논란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직에서 낙마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대한의사협회 정보의학위원회(정의위) 위원장으로 위촉돼 명예회복에 나섰다.

중요한 의료 정책을 논의하는 기구의 수장을 맡으면서, 의료계의 지지가 존재한다는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의협을 통한 대외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들어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호영 정보의학위원회 위원장. / 대한의사협회
정호영 정보의학위원회 위원장. / 대한의사협회
의협에 따르면 최근 정의위 위원장으로 정호영 경북대 의대 외과학 교실 교수가 위촉했다.

당시 정 위원장은 발족식에서 "향후 우리나라 보건의료계가 풀어나가야 할 미래 의료정책이 정보의학전문위원회로부터 시작하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면서 "지난날 영국에서 직조기를 부쉈던 산업혁명에 이어, 거대한 정보통신 혁명이라는 물결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 의료계가 그 물결에 합류해 흐름을 먼저 읽고 방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보의학위원회는 최근 의협 내 각종 태스크포스(TF)로 분산돼 있던 원격의료와 의료데이터 문제 등을 하나로 묶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위원회는 2국으로 운영되며, 1국에선 비대면진료, 2국에서 디지털 의료와 환자정보 전송 등 문제를 맡게될 예정이다. 이외 공적전자처방전, 전자의무기록(EMR) 인증 등 사안도 다뤄진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등 ‘아빠 찬스’ 논란으로 지명 43일 만인 5월 23일 자진 사퇴했다.

의협 관계자는 정보의학 분야 전문성을 고려해 정 위원장을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2002~2004년까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의료정보학 연수를 받았고 2019년에는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경북대 의대 의료정보학교실 주임교수 및 외과학 교수로 활동 중이다.

의협은 그동안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 연구와 검토를 수행하고, 필요시 ‘원격의료대응TF’나 ‘의학정보원 설립 준비위원회’등을 운영하면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의료정보 정책·사업에 대응해왔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호영 교수가 장관 후보직 낙마를 떠나서 일단 현업을 잘 파악하고 의료계 내외부를 아우르는 인사인 만큼 정보의학위원회 위원장으로는 결격사유가 없어보인다"며 "다만 현재까지 복지부 장관 지명이 없기 때문에 한동안 논란에 중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