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 아레나 서비스 종료
붉은사막· 블랙 클로버 등 일정 연기

펄어비스가 ‘섀도우 아레나’ 서비스를 종료키로 했다. 펄어비스 내부에서는 높은 기대를 받았지만 실제 이용자로부터는 외면받은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펄어비스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모양새다. 섀도우 아레나의 종료로 수익원 발굴에 실패한 데다가 붉은사막과 블랙 클로버 등 기대작 출시의 잇따른 연기가 이유다. 업계는 붉은사막이 출시되는 내년까지 펄어비스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섀도우 아레나 얼리 액세스(게임이 완전히 개발되기 전에 소비자가 참여해 개발사가 제작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를 8월 10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섀도우 아레나는 검은사막 컨텐츠 ‘그림자 전장’에서 파생한 배틀로얄 게임이다. 50명이 전투를 벌여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방식이다.

섀도우 아레나는 2019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19에서 시연 당시 높은 수준의 액션과 그래픽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에 펄어비스는 2020년 얼리 액세스를 시작하는 등 정식 출시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용자로부터 이렇다 할 관심을 얻지 못한 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업계는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의 경쟁작과 비교해 액션과 그래픽을 제외하면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을 흥행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 인지도에만 의존했던 것도 문제로 지적한다. 또 얼리 액세스 기간인 2년 8개월 동안 검은사막 이용자를 제외한 신규 이용자 유입을 끌어내지 못한 것도 실책으로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배틀 액션 게임 시장에서 섀도우 아레나는 게임성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섀도우 아레나의 서비스 종료로 차기작 출시 예정 시점인 내년까지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게임 시장에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일매출이 3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흥행에 참패한 데다가 이렇다 할 수익원이 없기 때문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4월 중국에 진출하며 애플 앱스토어 마켓 29위까지 올랐으나 한달 만인 5월 3일에는 106위로 떨어지는 등 반등은 요원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펄어비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어둡기만 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오른 96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올해 1분기에도 매출 9.4%, 영업이익 60.4%가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실적을 반등할 수 있는 요인이 없다. 증권가에 따르면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알려졌던 붉은사막이 내년으로 출시가 미뤄진데다가 블랙 클로버의 한국·일정도 연기됐다. 여기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도깨비 수집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 ‘도깨비’는 정확한 출시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급증하는 인건비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펄어비스의 실적 부진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검은사막의 액션 배틀 콘텐츠로 출발해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섀도우 아레나를 통해 얻은 경험으로 앞으로 더 나은 게임 서비스와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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