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엔씨, NC)가 디지털 휴먼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강조해온 오픈형 R&D 강화와 메타버스 등 신사업과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비게임 사업 확장을 위한 시너지 전략을 구상하는데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디지털 휴먼 기술 전문가 줄줄이 영입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가 올해 디지털 휴먼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한 다양한 시너지 전략을 내놓을 전망이다. AI 전담 연구 조직을 구성하고 딥러닝, 빅데이터 등 자체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다가 최근 잇따라 디지털 휴먼 기술 전문가를 연이어 영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는 12일 신임 디지털액터실장에 정병건 상무를 선임했다. 정 신임 실장은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의 개발을 총괄한 인물이다. 또 글로벌 기업에서 3D 캐릭터 등 테크니컬 디렉터로 재직하는 등 디지털 휴먼로부터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평가받는다.

엔씨는 앞서 4월에는 이제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최고연구책임자(CRO)로 영입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디지털 휴먼 등 차세대 첨단 기술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 CRO는 사내 인터뷰를 통해 엔씨가 보유한 인공지능(AI), 딥러닝 등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휴먼 같은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CRO는 디지털 휴먼이 엔씨의 미래 비전이자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휴먼 기술 자체가 엔씨 안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고도화한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건 모든 서비스의 질은 높이고 비용과 노력은 절감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신사업과 시너지 전략 고심

업계에서는 엔씨의 잇따른 디지털 휴먼 기술 전문가 영입을 두고 오픈형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봤다. 엔씨의 오픈형 R&D 강화 전략은 게임 개발 단계부터 이용자들과 소통하며 피드백을 수용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게임사가 디지털 휴먼을 기반으로 이용자 대상 마케팅과 홍보에 나서는 만큼 엔씨도 오픈형 R&D 전략에 디지털 활용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또 엔씨가 올해 메타버스 등 신사업 확장을 예고한 만큼 그 시너지를 내는데에도 디지털 휴먼을 활용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 사람과 유사한 디지털 휴먼을 활용해 경쟁 메타버스 서비스와 차별화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휴먼 시장은 광고 등 수익성만 놓고 활용하기에는 아까운 시장이다"라며 "메타버스 사업과 접점이 많고 시장 전망도 밝은 만큼 엔씨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많은 영역이다"라고 말했다.

엔씨 측은 디지털 휴먼 사업 공식화에는 말을 아꼈다. 엔씨 관계자는 "정 신임 실장 영입과 이 CRO 영입까지 디지털 휴먼 사업을 위한 연장선으로 이해해 달라"며 "디지털 휴먼 사업과 관련한 내용이 구체화되면 외부에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