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흥행하면서 제작사와 이를 유통하는 신생 케이블 채널 등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업계는 KT가 공표한 기획-제작-유통을 아우르는 콘텐츠 밸류체인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신드롬급 인기' 가속되는 ‘이상한 변호사'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신드롬’급 인기를 얻고 있다. OTT는 물론 TV에서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은 드라마다.

우영우의 인기는 OTT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우영우는 KT OTT인 시즌은 물론 넷플릭스 제휴를 통해 한국과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카타르, 싱가포르, 스리랑카, 대만, 타일랜드, 베트남 등에 글로벌 동시 서비스중이다.

우영우는 13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글로벌 톱10’ 주간차트에서 지난주 비영어TV쇼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오른 ‘오징어게임’과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작품이 모두 넷플렉스 오리지널 콘텐츠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업계에서는 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우영우 본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ENA채널 시청률도 상승세다. 이달 7일 방송된 4회는 5.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회 시청률이 0.95%에서 3회 만에 시청률이 5배로 급등한 셈이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6.4%를 기록했다. 시청률과 드라마 화제성으로 신생채널인 ENA의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콘텐츠 기획-제작-유통 밸류체인 효과 입증

우영우의 신드롬급 인기에 KT의 미디어 콘텐츠 전략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영우는 스튜디오지니가 ‘크라임퍼즐’, ‘구필수는 없다'에 이어 세번째로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KT그룹이 콘텐츠 밸류체인 강화 과정에서 확보한 오리지널 콘텐츠이기도 하다.

앞서 KT는 올해를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원천IP 확보를 포함해 콘텐츠 기획∙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완성해 국내 1위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KT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본업인 통신을 탈피하고 콘텐츠 제작에 역량을 쏟아붇고 있다.

그 중심에는 콘텐츠 제작사인 KT 스튜디오지니가 있다. KT는 2020년부터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로 변화를 선언하고 사업 재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통신 자회사인 KT파워텔을 매각하고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 것이 이 같은 맥락이다.

KT 미디어 사업 기대감도 커졌다

업계는 ‘구필수는 없다’에 이어 ‘우영우’까지 성공시키며 단시간에 콘텐츠 확보 역량을 확인한 만큼 KT 스튜디오지니의 콘텐츠 전략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앞서 KT는 4월 열린 미디어데이를 통해 콘텐츠 사업의 본격적인 확대를 예고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2023년까지 총 24개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만들어, 미디어 플랫폼 채널 특성에 맞는 드라마를 제작해 메가 히트작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카이TV는 ENA로 리브랜딩 하는 과정에서 국내 톱10 채널을 목표로 3년간 총 3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에 현재 제작 예정인 자체 콘텐츠만 오리지널 드라마 30편, 예능물 300편이다. 철저한 준비로 도약에 나섰는데 비교적 빠르게 반응이 온 것이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T스튜디오지니는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1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준비 중으로 일부 작품은 해외에 선판매를 완료하는 등 초기 성과가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스카이TV가 제작한 예능 ‘나는솔로’ 역시 화제성 측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KT그룹의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로 미디어 사업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KT 자체 OTT인 시즌과 티빙의 통합 OTT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미디어 역량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티빙과 시즌이 통합될 경우 KT의 경우 국내 OTT 업계에서 탄탄한 가입자를 보유한 티빙과의 통합으로 콘텐츠 유통 창구를 넓힐 수 있다.

정지수 연구원은 "통합 OTT 출범이 성사되면 CJ와 전략적 제휴는 더 강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