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의 모바일 게임 ‘이터널 리턴:인피니트’가 올해 세 번째로 중국 정부에서 발급한 판호 목록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업계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판호 발급의 벽이 여전히 높은데다가 10월 개최되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에서 게임 산업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판호 발급 중 유일 한국 게임

14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언론출판총국이 7월 12일 발급한 총 67개의 게임 판호 중에 넵튠의 이터널 리턴:인피니트가 포함됐다. 이번 판호 발급은 올해 4월과 6월에 이어 세 번째로 이중 한국 게임이 포함된 건 처음이다.

이터널 리턴:인피니트는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이 개발한 PC온라인 게임 ‘이터널 리턴’의 모바일 버전이다. 알려지지 않은 외부 협력사와 함께 협업해 개발하고 있다. 현지 퍼블리싱은 텐센트 계열사인 ‘아이드림스카이’가 맡고 있으며 지난해 5월 중국 현지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넵튠 관계자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조작감 향상 등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 출시 시점, 국내 시장 출시 여부, 개발 현황 등은 외부 협력사와의 계약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판호 발급 어려울 듯"

이터널 리턴:인피니트의 판호 발급 소식에도 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한국 게임은 단 한 개만 판호 발급에 포함된데다가 이터널 리턴:인피니트 보다 앞서 판호 발급을 신청한 한국 게임들은 여전히 승인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에서 이터널 리턴:인피니트의 한국 게임색이 옅다고 판단한 것이 이번 판호 발급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터널 리턴:인피니트는 내자 판호를 받았다. 중국 판호는 내자 판호와 외자 판호로 나뉘는데 외산 게임에 발급하는 외자 판호와 달리 내자판호는 중국 내에서 개발된 게임이 대상이다. 사실상 중국 게임으로 분류됐다는 의미다. 이에 업계는 중국 현지 게임사가 이터널 리턴:인피니티를 개발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여기에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 전까지는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이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중국 진출 기대감을 낮추는 이유다.

중국통으로 불리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월 2021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아마 올해 전당대회 전까지 정치적 분위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 뭘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그래서 중국 업체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에 집중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판호 발급에 과한 기대감은 경계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 완화만 기다리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주력하던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게임 시장을 겨냥한 플레이투언(P2E) 게임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개발 및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소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게임 사업 강화를 위한 플랫폼 다변화와 신작 준비에 여념이 없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과 디지털 휴먼 제작, 애니메이션 및 IP 확보를 위한 콘텐츠 투자,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비게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게임사 한 관계자는 "중국 판호 발급 관련 이슈에는 장기적으로 대응하려는 분위기다"라며 "지난 몇 년간 판호 이슈와 관련해서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 없는 만큼 다른 게임사도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