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분리·클라우드 규제, 업무위탁 규제 등 디지털 전환에 장애가 되거나 금융환경 변화로 규제 실익이 없어진 규제를 금융위원회와 함께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

이복현(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15일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 12개사 대표(CEO)들과 간담회를 개최, "감독·검사·제재 행정상에서 불필요한 레드 테이프(관료제적 형식주의 또는 문서주의)는 과감히 개선해 나가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자리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 금융규제 혁신 및 향후 감독·검사 방향 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복현 원장은 직접 외국계 금융회사로부터 선진 금융체계와 우리나라 영업에서 겪는 애로·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 원장은 "향후 더 많은 글로벌 플레이어가 한국 시장에 참여토록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금융도시에 견줄만한 금융중심지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규제 혁신의 뜻을 밝혔다. 이를 통해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패러다임 전환의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외국계 금융사에게 국내 감독정책 방향에 부응해달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현재 금융감독원은 대내외 여건 악화 속에서 위기 대응능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외국계 금융회사도 금리 상승 및 자산가격 조정 등 대내외 충격에 대비, 건전성 유지 및 사전적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전했다.

그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등 제도 변화에 따른 소비자 보호에 대한 노력에도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일부 제도적 변화로 인해 영업방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기고, 이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금융시장의 발전에 있어, 소비자의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하니 금융상품의 라이프 사이클 전 과정에 걸쳐 소비자 보호 노력을 경주하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박준우 뱅크오브아메리카 대표 ▲나카가와 카즈야 미즈호은행 대표 ▲제랄드 마스네 크레디아그리콜 대표 ▲박현남 도이치뱅크 대표 ▲왕위제 중국건설은행 대표 ▲셰저치앙 ABL생명 대표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 ▲기욤 미라보 AXA손해보험 대표 ▲박태진 JP모건증권 대표 ▲한승수 모건스탠리증권 대표 ▲김용환 맥쿼리자산운용 대표 ▲최만연 블랙록자산운용 대표가 참석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