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엑시노스’가 한동안 자취를 감춘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자체 개발 선언 후 이같은 기조가 가속화하는 형국이다.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하나의 칩셋이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5G 통신칩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갤럭시Z폴드·플립4에는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가 탑재될 전망이다.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전작인 갤럭시Z폴드·플립3에 탑재한 스냅드래곤 888과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된 스냅드래곤8 1세대의 후속작이다.
2023년 출시하는 갤럭시S23 시리즈에도 ‘스냅드래곤 8 2세대(SM8550)’가 단독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S22의 70%쯤은 스냅드래곤 8 1세대가, 나머지 30%는 엑시노스 2200이 탑재된 바 있다.
밍치궈 대만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삼성 4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엑시노스 2300 칩은 모든 면에서 스냅드래곤(SM8550)과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갤럭시S23 시리즈에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노 사장은 박용인 삼성전자 사장이 이끄는 시스템LSI사업부와 협력해 범용성보다 갤럭시에 특화된 AP를 내놓는 태스크포스(TF) 구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무선사업부는 2015년 ‘몽구스’란 이름의 자체 AP코어 조직을 구축한 바 있다. 당시 미국 반도체 연구법인 등에서 개발자 300명쯤이 모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19년 해체됐다. 갤럭시AP TF에는 1000명에 달하는 개발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업계에서는 첫 갤럭시 전용 AP의 상용화 시점을 2025년으로 본다. 5월 유명 IT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는 "삼성전자가 2025년 갤럭시S25 시리즈에 갤럭시폰 전용 AP를 탑재할 계획이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엑시노스 탑재율은 2018년 48%에서 매년 하락했다. 2021년에는 28%까지 낮아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신뢰도 향상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차기 플래그십에서 엑시노스 미탑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엑시노스는 갤럭시 중저가 라인업에 지속 탑재되며 모바일 AP 시장 지위를 지키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6.6%로 4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의 엑시노스 미탑재 소식은 루머이며,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