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식물성 식품’ 사업을 본격화해 K푸드 영역을 확대한다. CJ제일제당은 18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Plant-based R&D Talk’에서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규모로 사업을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론칭하고 비건 만두와 김치를 시작으로 식물성 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식물성 식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이달 플랜테이블 떡갈비·함박스테이크·주먹밥 2종을 출시했다. 신제품 4종은 고기 없이도 풍부한 식감과 촉촉한 육즙이 특징이며, 이탈리아 V라벨 비건 인증을 받아 재료는 물론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관리했다.

특히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소재인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를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해 고기 함량이 높은 떡갈비 등에 적용했다. 이 소재는 대두∙완두 등을 자체 공법으로 배합해 만든 식물성 단백질이다. CJ만의 제조 기술로 단백질 조직들이 촘촘히 엉겨 붙도록 만듦으로써 실제 고기에 버금가는 탄력 있는 육질과 육즙을 구현했다. CJ제일제당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윤효정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상무가 18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식물성 사업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식량자원 연구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 CJ제일제당
윤효정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상무가 18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식물성 사업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식량자원 연구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최적화된 식물성 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인천 2공장에 연 1000톤 규모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향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추가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식물성 제품의 해외 시장 반응도 뜨겁다. 출시 후 6개월 만에 미국, 일본, 호주 등 20개국 이상으로 수출국을 늘렸으며 미국,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식물성 식품은 고기(肉), 생선, 우유 등 동물에서 유래한 모든 식품을 식물성으로 대체한 것을 지칭한다. 식품업계는 글로벌 시장 규모를 26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세계 인구의 38%가 윤리·종교적 신념의 이유로 채식을 하고 있으며, 동물복지를 넘어 건강·영양·친환경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면서 식물성 식품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궁극적으로 육류가 함유된 가정간편식 대부분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식물성 식품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내부 혁신과 외부혁신 관점의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식품 사내벤처 프로그램 이노백(Inno 100)을 통해 칼로리는 낮지만 포만감을 주는 곡물 샐러드 제품의 사업화가 확정됐으며, 5월에는 우유 단백질과 유사한 필수 아미노산 8종을 함유한 고단백·고칼슘 대체유제품 ‘얼티브 플랜티유’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대외적으로는 국내외 식물성 식품 관련 브랜드와 인프라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 및 사업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대표 식물성 식품 스타트업 그린레벨(Green Rebel)에 투자, 할랄 기반 동남아 국가에서 K푸드 확산을 위한 협업을 논의 중이다. 지난 해 투자한 美 대체 유제품 기업 미요코스 크리머리(Miyoko’s Creamery)와는 대체 버터·치즈가 함유된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협업 기회를 만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연구개발을 지속해 식물성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국내 시장 대형화를 위해 급식업체와 협업을 강화하고, 프랜차이즈 브랜드와도 파트너십을 늘리는 등 식물성 식품을 경험할 수 있는 B2B 채널을 확대한다.

맛품질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영양을 고려하고 첨가물은 줄이고(클린라벨) 지속 가능한 대체 단백 연구도 집중할 계획이다. 고단백, 포화지방·나트륨 저감, 고기 대비 부족한 미세 영양성분 강화 등 보다 세부적인 영양 설계를 통해 제품을 지속 업그레이드하고 첨가물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 조미소재 연구개발도 지속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된 식물성 식품으로 국내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 직접 진출을 확대해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완성해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