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을 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코딩만으로 앱(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노코드(no-code), 로코드(low-code) 서비스가 확산된다. 그런데 이에 따른 역기능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물론 네이버, 카카오, LG CNS와 같은 국내 기업들도 노코드·로코드 플랫폼 시장에 합류했다.

로코드 시장 전망 / 마켓앤마켓
로코드 시장 전망 / 마켓앤마켓
로코드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이해를 어느정도 필요로 하는 반면 노코드는 기본적인 로직만 요구하고 일반적으로 드래그 앤 드롭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15년 ‘파워앱스’를 출시한 MS는 전 세계 시장에서 이미 대표적인 노코드·로코드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글도 2020년 1월 노코드 스타트업 앱시트를 인수했다. 앱시트는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서 이용할 데이터를 선택하고 어떤 모양으로 구현할 것인지 설정하면 앱을 만들 수 있다. 구글은 2021년 노코드 기능을 지원하는 AI 플랫폼 ‘버텍스 AI’도 선보였다. AWS는 2020년 노코드 개발 플랫폼 ‘허니코드'를 출시했다. 이 밖에도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오라클과 같은 기업들도 로코드와 노코드 플랫폼을 제공한다.

리서치 업체들은 대규보 빅테크 기업들이 해당 시장에 뛰어든 후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4년까지 노코드·로코드로 개발된 업무용 앱이 전체의 65%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2020년 132억달러(17조4000억원)였던 세계 노코드·로코드 시장 규모가 2025년 455억달러(60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IT 인력난에 시달리는 국내 기업들도 코딩 지식이 없는 사람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노코드와 로코드 플랫폼에 관심을 보인다.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딥노이드, 엔터플, 업스테이지 등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각에서는 노코드와 로코드 플랫폼이 개발자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엑셀과 같은 기본 업무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로코드, 노코드 솔루션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함께 보안과 같은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로코드, 노코드 솔루션을 내부 용도로 사용할 경우 위협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외부에 노출돼 범용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할 경우에는 보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안 권한 부여와 인증 메커니즘과 데이터 암호화 등 신뢰받는 프레임워크 안에서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노코드의 경우 최소한의 교육을 받지 않은 현업이 전문부서 검토나 승인 없이 사용하면 비즈니스 로직 상 데이터를 노출하는 등 보안 문제나 규정 준수·통합 이슈가 발생하거나 앱이 과도한 리소스를 사용하여 전사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노코드를 도입하더라도 전사 시스템 아키텍쳐와 보안 정책에 대한 검토와 교육·승인이 없으면 오히려 기술부채가 더 증가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초기 시장이다보니 보안에 우려나 논의가 많지는 않은 듯하다"며 "보안 때문에 플랫폼 사용이 복잡해지면 본래 취지(앱을 쉽게 개발하는)가 퇴색될 수 있으니, 입력값을 자동으로 점검해준다든가, 사용하면 안 되는 데이터 값이 입력되면 안내해준다든지 보안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 고려해 만들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대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