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통과시킬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에 중국 내 생산 시설을 짓는 기업에는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 법에 따라 지원받은 업체에 10년간 중국 내 생산능력 확장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는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이르면 19일 반도체산업 육성법안에 대한 절차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사업장 전경 / 삼성전자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사업장 전경 / 삼성전자
이 법안은 미국 반도체 산업에 520억달러(65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 투자에 대한 25% 세금 공제, 15억달러 규모의 공공 무선통신 공급망 혁신, 2억 달러 규모의 근로자 교육 예산, 5억달러 규모의 국제 보안 통신 프로그램 등이다.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경우 10년간 중국이나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도 들어있다. 제한 대상에는 중국 외 우려 국가도 포함된다.

법안은 러시아 국가에 대한 신규 투자도 제한할 것으로 보이지만, 오래된 반도체 칩 기술은 제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는 중국 투자 제한 조항에 대해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법안의 중국 투자 제한 조항을 '가드레일(안전장치)'로 규정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인센티브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더 많은 반도체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라며 "가드레일은 중국 내 투자 증가 지연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법안의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할 경우 인텔 등 미국 업체는 물론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등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법안에 중국 투자 제한 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 기업의 지원 혜택 제공 문제가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