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97만명의 이용자가 넷플릭스 유료 구독을 중단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더 많은 이용자들이 유료 구독 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새로운 광고형 요금제 출시를 계기로 성장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넷플릭스 / 조선DB
넷플릭스 / 조선DB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사상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가입자가 줄었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넷플릭스는 전세계 가입자수가 직전 분기보다 97만명 줄어든 2억2067만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의 2분기 매출은 79억7000만달러(약 10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늘었다. 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7800만달러로 14.6% 감소했다.

당초 200만 명이 구독을 취소할 것이라는 회사의 예측보다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구독자는 예측치보다 절반가량 주는 데 그쳤다. 리드 헤이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예상보다는 덜 나쁜 결과이지만, 100만명쯤의 고객을 잃고서 이를 ‘성공'이라고 부르기는 힘들다"며 "그러나 다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분기에는 약 20만명 가입자가 유료 구독을 중지했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유료 구독 콘텐츠 시장 성장이 정체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41년 만에 나타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 구매력이 하락하면서, 이용자들은 유료 구독 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어려운 경제환경으로 인해 구독 콘텐츠 업계 전체가 도전에 직면했다"라며 "소비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에 따르면 2분기 영국에서도 166만명이 OTT 가입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0%는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유를 말했다. 미국 등 북미 시장에서 130만명이, 에너지 위기와 폭염에 시달리는 유럽에서 77만명이 넷플릭스를 떠났다.

넷플릭스는 ‘광고'를 새 돌파구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광고가 포함된 저가 요금제를 도입해 수익성을 늘리고, 가입자수를 늘려나간다. 넷플릭스 내에서 광고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 광고주로부터 얻는 수익원을 늘리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3년 상반기 중 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가입자 확보와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같은 계획에 글로벌 기업들은 관심을 표한다. WSJ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 자사 제품을 광고하고 싶어하는 업체들에는 현대자동차와 펠로톤 등이 포함돼있다. 현대차는 넷플릭스 일부 프로그램에 자사의 자동차를 등장시키는 방식의 광고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홈 피트니스 업체인 펠로톤은 넷플릭스의 맞춤형 추천 기능을 활용해 자사 운동기구를 구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구독자층을 겨냥해 정밀 광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고주들은 넷플릭스 글로벌 구독자들이 주요한 마케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라 트레즈더 펠로톤의 최고마케팅책임자인는 "넷플릭스가 정말 잘하는 것 중 하나가 개인화이므로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